인생에 약간 속은 기분이지 않으세요?
인생에 약간 속은 기분이지 않으세요?
  • 전병호 기자
  • 승인 2019.11.18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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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호 /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금융 퇴직자 협회를 운영하시는 여러분들은 고마운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다수의 금융 퇴직자들이, 위의 제목처럼, 아마 지금쯤, 인생에 약간 속은 기분으로 방황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서점에 들렸다가, 일본 소설을 하나 샀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망설임 없이 집었다. “끝난 사람”이었다. 동경 법대 나온, 동네에서 합격 잔치를 했던, 50대 후반 천재 금융인이, 은행에서 임원이 되지 못하고 밀려서, 계열사 상무로 내려갔고, 퇴직 후 65세까지 겪는 끝난 사람의 7~8년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 얘기와 비슷하지 않나요? 일독 하시기를 권합니다. 처음 문화 센터에 갔을 때, 늙수그레한 노인들이 싫었고, 거기서 만난 인연으로 젊은 사장의 회사에 고문이 되었을 때는 너무 행복했다. 다시 차가 나오고 비서가 생기고.. 갑자기 젊은 사장이 급사 했을 때, 회사를 떠 맡았고, 베트남의 실력자와 IT 사업을 하는데, 정권이 바뀌자 사업이 송두리째 날라가, 80천만엔(약 9억원)의 회사 빛을 떠안게 된다. 가방 끈의 생각 때문에 자기 이름으로 된 전 은퇴재산을 탕진한다. 힐링차 고향에 와 보니, 그 동안 고향 천재들은 다 거기 모여 있어서, 그리로 귀향을 한다는 얘기다. 부인이 궁금하죠?

귀한 집에서 자란 명문대 재원인 부인은, 그 동안 집에서 자기 정체성을 고민하다가 포기하고, 서서히 독립한다. 미용 기술을 배워서 미장원을 열고 더 없이 행복한 모습이다. 전 재산을 다 말아먹은 남편과 결국 졸혼 비슷한 모습으로 각자의 길을 간다. 다만, 끝이 너무 삭막해 진 기분이 든 작가는, 고향으로 내려가는 남편을 무심히 떠나 보냈던 부인을, 남편 다음 기차를 태워 고향으로 내려 보내는 것으로 소설을 마감한다.

우리는 자주 돌이켜 본다. 남은 세월? 시간?을 생각해본다. 그 동안 회사라는 조직에 몸 담아 그 질문을 송두리째 잊고 있다가, 지금 다들 얘기한다. 그 동안 하고 싶었던 것 하고, 등한시 했던 가정과 부인에게 잘 하고, 그 동안 살피지 못했던 건강 문제도 챙기고 하라고 한다. 이 답들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답이라고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이다. 첫째,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 초등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그 이상의 교육 모두가, 남들처럼 되기 위해서였다. 남들처럼만 되면 우리는 행복한 인간이었다. 60년을 그렇게 살고, 내가 남들처럼 되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가? 다들 백수라는데 위안을 얻는 것이 유일한 행복일 거다. 둘째, 가정과 부인은 더 이상 우리를 원치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도 이제는 충분히 독립된 인생이다. 독립된 인격체들은 간섭하는 것을 원치 않고 허락하지 않는다. 셋째, 건강은 이미 우리 손을 떠났다. 친구들 만나 보면 다 여기 저기 쇠퇴해 가는 육체를 얘기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제 여명은 몇 년인가로 계산할 수 있다. 그러니, 쓸데 없는 오답을 정답으로 알고, 나머지 인생도 밉상이 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열심히 인문 센터에 다녀서, 60년 생각지 않고 살았던 나를 쉽게 발견할 수 있나요? 발견 한들 남은 여생에 비해 그것을 다루기가 너무 힘듭니다. 나를 발견하면 부인이 좋아해요?, 아이들이 좋아해요?. 젊은 육체 만든다고, 머리 파마하고 쫄 바지 입고 해야, 누가 좋아 하나요? 친구들한테 나 젊어 졌다고 하면 그들이 좋아 하나요?. 그게 그렇고 여생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귀찮은 짓 하지 말라고 합니다. 건강도 적당해야 합니다. 여명을 20년이상 계산하는 것은 다 남에게 부담만 주는 것입니다. 눈도 귀도, 손도, 내장도 다 년 식이 되어서 디젤차 덜덜거리는 것처럼, 언제 설지 모르는 기능을 달고, 행복해 질 수 있나요?

한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뭔가 내 손으로 할 수 있는 기술들이 필요합니다. 기타를 잘 친다든지, 축구를 잘 한다든지, 피아노를 잘 친다든지, 낚시를 잘 한다든지 하는 것 말입니다. 돈은 그 자체로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고, 소비를 하거나, 남들을 갈 굴 때 그 때 진짜 그 가치를 발휘합니다. 하느님이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는 이유가 그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돈도 없고, 내 인생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기술도 없습니다.

“원래 인생이 이런 거다”라는 비슷한 얘기가 있어요. 어떤 영국 철학자가, 인생 진로가 궁금한 대학 졸업반 아이들이 뭘 하면 좋으냐고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합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면, 뭘 하고 싶니?” 하고 물어보고, 청년들 대답이 “그림 그리고 싶어요. 야구 하고 싶어요. 실컷 놀고 싶어요” 하니, “그럼 그걸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굶어 죽잖아요?” 하고 아이들이 묻습니다. 그랬더니, “아니, 안 죽어, 한국에 가면 싸이라는 가수가 있는데, 노는 게 꿈이었대. 그렇게 놀다가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노는 것으로 유명해 졌고, 이제는 강남 스타일로 놀고, 돈 도 벌고 잘산대”. “그럼 다르게 생각해 볼까? 그럼 네가 좋아하는 일 안하고 살면, 너는 사는 게 네가 싫어하는 일 하고 사는 건데, 사는 것이 싫은 일하는 것이고, 싫은 일 하는 것이 사는 것 아냐? 그것 인생, 진짜 갔다 버리는 거랑 똑같아! 가만히 생각해봐, 너희 부모도 그렇게 살아서 너희에게 그렇게 강요하고, 너도 살기 위해 싫은 일하고, 사는 것이 싫은 일하는 것이라면, 너도 속은 기분으로 너희 부모처럼 될 거야. 생각 좀 해봐” 라고 했답니다.

또 한 대목이 더 있어요. 이번에는 힐링 센터에 어른 한테 “지금부터, 여러분한테, 전지 전능하신 조물주께서, 무엇이던 되고, 할 수 있고, 생각하는 대로 다 되는 그런 능력을 주셨다고 가정하고, 오늘 하루 종일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하루 종일 상상하고 내일 만납시다” 했답니다. 하루 종일 생각하고 앉은 사람들은 뭐가 뭔지 모르고, 수많은 선택 중에 무엇을 할지 결정을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 하면 저게 생각나고, 저거 하면 이게 생각나고.. 철학자 왈 “여러분 방황하는 것은 이해합니다. 다 하고 싶은… 그런데, 한가지 여러분들이 다 공통적으로 원했던 것은 앞으로 불행하지 않기를 원하고 그렇게 되도록 인생 관리를 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렇죠? 불행해 지기를 원한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하곤, “그럼 불행하지 않은 인생, 미래를 다 아는 인생, 미래가 다 관리되어 어떻게 살지가 그려진 인생, 그 인생은 미래가 없는 인생입니다. 다 알고, 그대로 되는 미래는 미래가 아니고 현재인 것입니다. 인생을 이미 다 살아본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자유롭게 인생이 당신한테 일어 날 수 있도록 그냥 두세요. 그리고, 당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사세요” 합니다.

이 두 가지를 잘 더해 보면 대충 이런 답이 나오지 않을 까요. 너무 먹고 살 걱정해서, 지레 겁먹고, 안전, 대기업, 의사 변호사, 권력, 그리고 보호 받을 지연 학연 혈연 찾지 말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아라. 먹는 것은 그렇게 하면 다 따라 오더라. 산에만 가던 사람도 보니, 세계적 고봉 16좌 다 정복하고 존경 받고 부를 누리고 살잖니? 16좌 못 가면 어때요. 16좌를 가는 것이 확실하면 그것이 인생이 아닌 것처럼, 그렇잖아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 다 “끝났다”는 곳에 서서 이런 생각을 하면 뭐하냐고 하실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아직도 많은 세월이 남았습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는 이제 지연 학연 혈연을 잊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이 이제 오라고도 하지 않습니다. 참기 어려운 상처를 받으면서, 아직도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잘 하고,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에 매진하면 외로움도 없어 집니다. 산을 좋아하시고 잘 하시는 분은 해외 유명 산에 가는 가이드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돈은 많지 않아도 행복할 겁니다.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은 친구들의 외로움을 덜 수 있는, 주머니 걱정 안하고 올 수 있는 카페를 하시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외로운 영혼들끼리 놀면 아주 재미 있습니다. 그리고, 무척 행복합니다. 이 것 저 것 다 잘할 수 없다고 생각되고 귀찮으시면, 남을 위해서 한번 일을 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일 가깝게 있는 부인을 위해서, 집안 일을 깔끔하게 해 치우시면, 아마, 삼식이가 아니고, 부인 가장 필요한 여생의 파트너가 될 겁니다. 또 퇴직자 협의회 만들어서, 그 일한다고 가정을 등한시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물론 많은 이를 위한 것이지만, 뭔가 쫌, 조직 냄새가 나고, 자유로운 영혼을 다시 엮고 싶은 본능이 아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일본 노인은 연금으로 조그만 가게를 얻어, 천 원짜리 노인식을 파는 가게를, 봉사하고 살겠다는 뜻으로 열었는데, 대박을 쳐, 유명인사도 되고, 전국에 가게가 있답니다. 자유롭지 않으세요? 그리고 주식도 하세요. 주식이야 말로 자유로운 영혼이 오직 자기의 노력으로 삶의 진수를 맞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살아 있음도 느낍니다. 많은 지인들이 지금 여기에 매달려서, 중원의 고수를 노리고 있습니다. 한 참 동안 설거지 집안 일 봉사하고 나면, 어느 날 부인이 여러분들에게 물을 겁니다. “지금 당신이, 진심이던 아니던, 잘 하는데, 지금처럼, 설거지 잘 하고, 나 도와 주고 하면, 노후가 좋을 거고, 아니면, 난 몰라” 할겁니다. 그러면, 꼭 무심한 듯이, 무심한 듯이, 이렇게 답을 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나한테 잘 해 줬는데, 죽을 때까지 봉사할게” 라고. 인생은 다 저마다 다른 그림이고, 누구나 다 한 스토리 합니다. 여러분들의 인생에 많은 색깔과, 그림과, 스토리가 있기를 바랍니다.

(글쓴이 = 황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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