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투자
인생과 투자
  • 전병호 기자
  • 승인 2018.10.0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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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베이비부머들은 이제 인생을 관조할만한 나이에 이른 분들이라
인생과 투자를 견주여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엄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 퓨처리스트,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엄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 퓨처리스트,전 경기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세상사의 모든 일이 다 어렵지만 투자의 세계만큼 인간의 결핍과 흠결을 적나라하게  다 드러내게 하는 곳은 드물다, 많이 안다고 다 되는 일도 아니고, 돈이 좀 있다고 유리한 것도 아닌 이 변화무쌍한 난세의 광야에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혹독한 삶의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나와 함께 젊은 시절 같이 투자시장에서 뜻을 세우고 열정을 불사르던 동료 선후배들 중에는 누구는 나전칠기의 명인이 되어있고, 누구는 아예 부부가 낙도의 초등학교 교사가 된 사람도 있고, 누구는 멕시코 요리사가 된 사람도 있다. 투자시장의 만만치 않은 뒷모습을 잘 살핀 현명한 동료들 중의 한 사람들이다.

무슨 미련인지 40대 중반에 현업에서 대학으로 옮겨서도 여전히 투자론 교과서를 손에 쥐고 있는 내 모습은 투자시장 앞에 서면 아직도 못내 불안정하다. 그러다가 이제 그 알량한 투자분석가의 일 마저도 빈 틈 없고, 흥분하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는, 또 쉬지도 않는 지능로봇에게 넘겨주는 형국이다.  요즘 이른바 7080의 베이비부머들은 자연히 친구, 자식, 부부와 함께 하는 시간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뭔가 좀 나아지는 일을 궁리하고 산다. 뭔가를 배우기도 하고, 뭔가를 익히기도 하고, 또 어딘가에 투자도 해보려고 한다. 사실 투자는 7080베이비부머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7080베이비부머들은 이제 인생을 관조할만한 나이에 이른 분들이라 인생과 투자를 견주여 생각해볼만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친구와 현금이 비슷하고, 주식과 자식이 비슷하며, 부부와 부동산이 흡사하다.

현금은 이론적으로 현재가치(present value)를 중시하고, 주식은 미래가치(future value)를 중시하고, 부동산은 보유가치(holding value)를 중시한다. 친구가 아무리 많아도 자주 가까이 보고 살지 않으면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돈이 그렇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당장 필요한 돈이 없으면 불편하고 불리하다. 일례로 다 지난 일이지만 여의도 개발초기에 서울의 요지에 모 백화점을 지은 당시의 개발사업가는 재산가치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는 하찮은 현금부족으로 좋은 곳에 잘 지은 백화점을 넘겨주어야 했다. 영국에서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다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늘 친구들과 가까이 지냈다고 했다. 주식은 세상에 알다가도 모를 게 주식이다.

내가 사면 내리고 내가 팔면 오르고 멀쩡한 기업이 무너지고, 남이 산 허접해 보이는  주식이 어느 날 대박을 치기도 한다. 그래서 주식을 투자하면  참 속이 상한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내가 낳은 자식도 그렇지 않던가. 도대체 저 아이가 이 중요한 시기에 누굴 닮아 왜 저런 인생을 사는지 알다가고 모를 일이 자식의 행보이다. 누구는 자식으로 속이 다 문드러지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도 찾아주지 않는 노년의 곁에는 늘 그 자식들이 있다. 워렌 버핏의 스승인 필립 피셔는 임종을 목전에 남기고서야 평생을 보유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매도하면서 ”자신이 정말 잘 고른 주식이 있다면 그 주식을 팔 기회는 당신 생애에 오지 않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바로 그게 자식이고 그게 바로 주식이다.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일은 많은 고려가 필요하다. 내가 돈이 많다고 혼자 많이 사두고, 또 일정한 곳을 독점할 자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의 규약을 지켜야 한다. 그래서 법이 중요하고 정책이 중요하고 투자윤리가 있어야 한다, 심지어 소유가치보다 점유가치를 더 인정해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부동산이라면 점유하고 보유해야 한다. 그러면 가치가 오르게 마련이게 부동산이다. 그래서 선진국이 되면 다 이전에 없던 점유권도 인정하고 보유세도 부과한다. 우리도 곧 정책이 나오면 세입자와 장기적으로 임대기간을 정하고 임대료 인상도 서로 적절하게 의논해야 한다. 그러나 내 부동산에 장기임차인이 생기고 보유세가 생기면 부동산은 더 가치가 오른다는 것은 이미 앞선 선진국에서 증명 된 일이다. 참 외람된 얘기지만, 부부란 의미도 이와 다르지 않을게다. 평생 서로 일상을 점유하고 생을 보유하면 그게 참된 부부상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친구, 자식, 부부가 누구나의 생을 풍요롭게 한다면, 사람에 따라서는  적절한 현금, 주식, 부동산은 삶을 풍요롭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글쓴이 = 엄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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