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상문 : 국화와 칼 (저자 : 루스 베니딕트)
독서 감상문 : 국화와 칼 (저자 : 루스 베니딕트)
  • 주서영 기자
  • 승인 2020.03.23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이용덕 경민대학교 외래교수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주서영 기자 = <국화와 칼>은 일본인의 본질과 심성에 대하여 문화인류학적으로 심층 분석한 인문교양서이다. 2차 대전 이전에 일본의 패망을 앞두고 미국 정부에서 향후의 일본의 운용에 대하여 저술한 것으로,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니딕트여사가 일본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자료와 다수의 일본인들을 만나서 직접 듣고 일본인의 마음과 행동의 심충구조를 다룬 걸작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용어로, 忠(충), 孝(효), 恩(은), 仁(인), 義理(의리), 義務(의무) 등에 대하여 일본인의 역사적 사건과 일상생활 등을 예로 들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국화와 칼>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가을 국화품평회에 나온 국화는 자그마한 철사로 고리를 만든 뒤 그것을 끼워 바른 위치로 고정시킨다. 이 철사 고리를 떼어내면 여태까지 좁다란 화분 속에서 재배되었던 국화가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인들의 이때까지 받아온 교육과 위장된 의지의 자유를 상징하는 것이다. 칼은 자신의 몸에 비유하는 것으로 칼을 차고 있는 인간에게는 칼이 빛나는 광채를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자 자기 행동의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관습적으로 익힌 자신의 감정을 자유스럽게 드러내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과 느낌, 판단을 두려워한다고 한다. 이러한 감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중국으로부터 충의 개념을 들여왔고 이를 발전시켜 천황에 대한 주(忠, 충)과 부모에 대한 고(孝, 효)개념을 발전시킨다. 세상에 대한 기리(義理, 의리)와 같은 자신의 이름과 명예, 정체성을 더럽힌 것을 되찾거나 복수하는 것으로서 의리의 개념을 만들어냈다. 천황과 부모에 대한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게 되는 주과 고 의식은 천황과 부모의 온(恩, 은혜)을 입은 것에 대한 복종이 되었고, 군부엘리트들의 명령에 의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게 된다. 천황에 대한 주와, 죽으면 부처가 된다는 사생관이나, “죽은 셈 치고”와 같은 사고는 일본인들을 전쟁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기가 되고, 전쟁에서 패하여 포로가 되자 생각이 바뀌어 연합군에 협력하는 등 이전의 생각과는 다른 행동을 한다. 천황의 유지를 받들지 못하고 하지(수치, はじ)를 택했기 때문에 고개를 들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이와 같은 배반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온(恩, おん)은 타인에게 받은 것에 대해서는 마음의 빚이 되므로 갚지 않으면 짐이 되는 생각이다. 서양인은 남에게 입은 은혜를 단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나 일본인들은 타인에게 온을 받을 때 하는 표현인 <스미마센>으로 사과표현을 해야지 어느 정도 마음이 편해진다. 이렇듯 일본인들은 도덕의 절대적 표준을 역설하며 양심의 계발을 크게 기대하는 사회인 죄의 문화에 익숙해 있다고 하겠다.

일본은 중국이나 많은 유학 관련 서적을 들여왔고 사서오경을 비롯한 성리학의 근본개념을 가르쳤다. 일본 막부는 신분규제 등의 엄격한 규율(즉, 제자리 찾기)을 통해 일본인들의 정서와 의식구조를 학습을 통해 훈육하였다. 자신을 스스로 제어하는 방식으로 선종 등에서 행하는 슈요(修養, 수양) 등을 통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다. 일본인들은 마을의 홍수나 비바람의 맹렬한 태풍으로 인한 자연재해의 피해를 입어도 거기에서 절규나 혼란은 없다. 서양인들이 보기에는 그러한 자제는 필요치 않게 보이더라도 절제야말로 일본인들의 자존심의 일부를 이룬다. 현재의 지진이나 쓰나미의 대응을 봐도 알 수 있다.

천황에 대한 충, 주군에 대한 의무와 이름에 대한 의리 등을 수양토록 하여 사회질서를 강화하였다. 일본 사회에서 백안시되던 상인집단이 사무라이계급과 결혼하는 제도라든지 혹은 데릴사위제도가 성행하였는데 이는 상인집단이 신분상승을 위해 무사계급과의 혼인을 하게 된 것을 말한다. 지금도 일본 상류층에서는 재벌가와 정치가 가문이 인연을 맺는 경우가 많다.

일본 역사에 있어 일본이 건국한 후 <만세일계>를 지탱해온 것은 천황제이었다. 삼각형의 사회구조에서 정점에 위치한 천황은 충성을 다할 대상이었다. 일본근대의 상징적 슬로건이 된 尊王攘夷(존왕양이)에서 <제자리 찾기>의식이 아시아에 적용된 것이 대동아공영론이었다. 일본이 제일 선두에 서야 한다는 것이 일본인들의 제자리 찾기 의식이었던 것으로 일본이 만세일계의 주인의 나라라는 것을 세계에 인식시키려고 한 개념이었다.

이제 전후도 끝났고 세계에 공헌하는 나라가 된 경제대국 일본은 <국화과 칼>에서 말하는 죄의 문화사회적 사고가 아닌 서양의 개념으로 개인의 자유와 평등의 개념이 확산되어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전통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제자리 찾기>의식을 앞으로 어떻게 국제사회에서 실현해나갈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끝.  

(글쓴이 = 이용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91 (D.B.M빌딩) 601호
  • 대표전화 : 02-6925-043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아영
  • 법인명 : 엠지엠그룹(주)
  • 제호 :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 등록번호 : 서울 다 10890
  • 등록일 : 2014-08-28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겸 편집인 : 전병호
  •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bh8601@naver.com
ND소프트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