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상우, 한계를 넘다
[인터뷰] 권상우, 한계를 넘다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11.30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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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리틀빅픽처스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이 남자에게 과연 한계가 있을까. 한 때 한류스타로 최정상 자리에 올랐고 남부럽지 않을 화려한 시절을 거쳤다. 하지만 그 자리에 쉽게 안주하지 않았다. 경험과 내공을 자양분 삼아 배우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영역을 향해 끝 모를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고 스타와 배우 사이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찾아나가는 영리한 남자, 바로 권상우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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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리틀빅픽처스

권상우가 말한다재도약의 시기
 
2019년 하반기 극장가를 장식할 주인공은 단연 권상우(43)다. 10월 <두 번 할까요>(감독 박용집)를 시작으로 11월 <신의 한 수: 귀수편>(감독 리건), 2020년 1월 <히트맨>(감독 최원섭)까지 연달다 3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탐정: 리턴즈>를 통해 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면서 배우로서의 고민을 무게를 체감했던 지난해와는 또 달라진 분위기다. 권상우는 “평가를 기다리는 지금이 가장 설레고 기대된다”며 “40대 중반을 여는 재도약의 시기”라고 의미 있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본격적인 개봉 러시에 스타트를 끊은 건 <두 번 할까요>다. 2000년대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드라마 <천국의 계단>, <슬픈연가>(2005) 등으로 로맨스킹 자리를 공고히 했던 권상우가 오랜만에 장기를 발휘했다. 이혼식을 요구하는 4차원 와이프 선영(이정현)에게 겨우 해방된 현우(권상우) 역을 맡아 나이에 맞는 현실적인 연기에 능청스러운 코미디까지 해냈다. 투자배급 문제로 개봉까지 약 1여 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애정도 컸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권상우는 “영화 <기생충>의 대사처럼 ‘다 계획이 있구나’ 싶은 게 <탐정: 리턴즈> 이후에 <두 번 할까요>를 촬영했고 이 영화 촬영 중간에 <귀수> 출연이 결정됐다. 영화 <탐정> 시리즈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가까워지게 됐는데 그 시점에서 로코 장르인 <두 번 할까요>로 넘어간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로코물이 젊은 세대들이 전유물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있기에 권상우에게 <두 번 할까요>는 더욱 의미 있다. 그는 “내 나이 또래에서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서 반가웠다. 시나리오도 너무 재미있어서 청담동 카페에서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바로 ‘저 하겠습니다!’ 했다”며 웃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게 정답은 아니지만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다. 촬영하면서 얻은 유쾌한 에너지가 있기에 관객들 또한 좋아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기상천외 이혼식과 사랑꾼 권상우의 만남
 
<두 번 할까요>의 백미는 영화의 오프닝을 열었던 선영과 현우의 이혼식이다. 한 때 서로 없이는 못 살만큼 사랑했던 두 사람은 냉랭한 분위기를 가르고 이혼식을 거행한다. 전개를 결정짓는 중요한 신이지만 영화적인 상상력이 상당 부분 가미된 장면이라 권상우 또한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단다. 권상우는 “이혼식 자체가 비현실적이지 않나. 시나리오를 읽을 땐 걱정이 되더라. 그런데 인천의 R호텔의 그 큰 전광판이 나뉘면서 두 사람이 갈라지는 순간 딱 납득이 됐다. 그 한 컷으로 모든 게 표현되는 것 같더라. 유쾌하게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연예계에 정평 난 애처가이자 아내 ‘손태영바라기’로서 이혼 소재 영화에 출연하는 부담은 없었을까. 권상우는 “이혼과는 거리가 멀고 지금 잘 살고 있지만 꼭 그 상황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오히려 미혼 시절엔 놓쳤던 디테일들이 영화 안에서 살아나기도 했다.
극중 현우가 선영을 대신해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면서 옆에 있던 나뭇잎에 손을 닦는 장면 또한 지난 11년간의 결혼 생활이 준 디테일이라고. 권상우는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쩝쩝대지 말라’는 말은 와이프에게 실제로도 듣는 말이다.(웃음) 그런 에피소드들이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좀 더 현실감 있게 보였던 것 같다” 고 말했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안정 느껴져변함없는 결혼 예찬론자
 
권상우의 아내 사랑은 두 말 하면 입 아프다. 손태영과의 달달한 일상과 근황이 하루에도 몇 번이나 포털사이트에 오른다. 요즘처럼 권상우가 활발하게 활동할 땐 더욱 그렇다. 부부와 가족의 일상이 SNS를 통해 알려지고 기사화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권상우는 “나는 SNS를 잘 안 한다. 와이프가 자주 올리더라. (손태영도) 배우였는데 지금은 육아 때문에 많은 걸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다. 소통의 창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NS가 기분 전환일 수도 있지 않나”며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에서처럼 부부로 살아가며 서로 안 맞는 면도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도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권상우는 “와이프는 깔끔한 편이다. 남자가 아무리 깔끔해도 여자의 기대치만큼은 못 쫓아가지 않나. 그런데 같이 살다보니 나도 정리하는 습관이 생기더라. 하나가 돼서 살아가고 맞춰가고 그걸 확인할 때 아늑함과 안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권상우는 ‘자녀’라고 고민 없이 대답했다. 인터뷰 당일 아침에도 올해로 5살이 된 둘째를 한 번 안아보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왔다고. 권상우는 “자녀가 없으면 연애나 동거나 결혼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두 사람의 신뢰감 안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부모로서의 책임감을 갖는 건 행복한 일이다. 그건 결혼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거다. 아이들을 보면 밖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한 방에 풀리더라. 결혼을 경험하는 것이 훨씬 값진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이종혁과 성동일권상우의 신선한 환기
 
<두 번 할까요> 홍보 효과에 적잖이 효자노릇을 한 장면이 있다. 예고편에서 공개돼 큰 화제를 모았던 권상우-이종혁의 격투 신.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의 장면이 <두 번 할까요>를 통해 오마주 된 것. 아직까지도 대중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옥상으로 따라와”라는 대사도 고스란히 재등장한다. 권상우는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그 장면이 있었다. 긁어부스럼이 될까봐 조심스럽기도 했다. 그런데 일단 효자 노릇을 해서…”라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권상우는 “촬영 땐 민망하기보다는 쑥스러웠다. 그런데 신기한 게 <말죽거리 잔혹사> 배우들은 몇 년 만에 봐도 어제 본 것 같더라. 그때는 정말 학교 다니는 학생처럼 지냈다. 단역까지 우르르 다 함께 게임도 했다. 배우의 꿈을 꾸던 시기기도 해서 현장에 있던 사람을 다시 만나니 그 기운이 다시 느껴졌다. 그래서 어색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이종혁 말고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어준 배우가 또 있다. <탐정: 더 비기닝>(2015), <탐정: 리턴즈>(2018) 시리즈를 함께 했던 배우 성동일이 권상우의 러브콜에 직장상사로 출연한 것. 권상우은 “영화를 본 뒤 성동일 선배에게 바로 연락 드렸다. 덕분에 영화가 빛이 난다고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성동일 선배 아니었으면 묻힐 수밖에 없는 신들이 있었는데 그걸 빛내주셨다”고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이어 “성동일 선배는 현장을 사랑하신다. 스태프들과 뭐든 함께 하려고 하신다. 선배를 리스펙트(존경)한다”며 “이 이야기를 꼭 기사화 해달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사진) =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신체나이 20관리는 나의 힘
 
권상우는 <두 번 할까요>에서도 상체 탈의 신으로 변함없는 몸매를 과시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라기엔 근육이 조각 같더라는 취재진의 말에 “최대한 많이 먹고 나태하게 찍은 거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권상우는 “전혀 관리를 안 했기 때문에 <두 번 할까요>의 몸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귀수>에서는 제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아마 두 영화 사이의 대비가 있기 때문에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운동은 권상우에게 있어 기본 루틴이다. 그는 “보통 7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고 9시에 운동을 한다. 나이를 먹고 신진대사가 나빠지니 운동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서 요즘에는 꾸준히 스트레칭도 한다. 운동을 해야 내가 쉬어도 놀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건강염려증이 있는 편이라 건강 검진도 꾸준히 받고 있다. 아직은 신체 나이가 20대라고 해서 걱정 없다”며 웃었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권상우가 이토록 꾸준히 운동에 임하는 이유는 하나다. 언제 어떤 작품에 합류하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몸을 만들기 위해서다. 60대 때까지도 액션 영화를 하는 게 꿈이라며 “배우로서 살아있는 기분을 오래오래 느끼고 싶다”고 털어놨다.

“운동가기 전까지는 나 역시 고민이 많다. 수만 가지 생각이 든다.(웃음) 하지만 내 꿈을 위한 거니까. 내가 하고 싶은 작품을 언제 만날지 모르지 않나. 마음에 드는 잘 짜인 시나리오를 만났을 때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관리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직접 연기하는지 안 하는지 요즘 관객들은 금방 안다. 배우가 주먹을 휘두르는 한두 컷 만 봐도 잘 한다, 아니다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노력 하려고 한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신인배우의 마음으로다시 한계를 향해
 
신작 3편 개봉을 기다리고 있지만 권상우의 고민은 계속 진행형이다. 그는 스스로를 ‘자존감이 낮은 편’이며 ‘주류 배우는 아니’라고 자평했다. 2001년 데뷔해 안방극장을 거쳐 스크린에 정착하기까지 국내외 큰 사랑을 받았던 한류스타라기엔 지나친 혹평이 아닐까. 하지만
권상우는 단호했다. 그는 “그것도 다 옛날이다. 요즘 애들은 날 잘 못 알아본다”고 손사래 쳤다. 그렇기에 영화 <탐정> 시리즈를 기점 삼아 권상우는 다시 신인의 마음으로 업계에서 버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성기라고 할 수 있던 때도 벌써 15년이나 지났더라. 요즘은 유난히 시간이 빨리 가는 기분이다. 그래서 더 조급해지는 것도 있다. 좋은 컨디션일 때 연기하고 싶다. 작품에 대한 열정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도 하다. 물리적인 시간은 부정할 수 없으니 웬만하면 텀을 안 두고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사진) = ㈜리틀빅픽처스

 권상우는 과거의 영광도 잠시 겪었던 침체기도 지금 시점에서는 더 이상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한다. 그는 “2000년대 초반을 생각해보면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시장인 것 같다. <탐정> 시리즈가 내 첫 시작이고 나는 신인배우라고 생각한다. 신인인 만큼 내게 기대도 없으실 거라고 본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고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싶다”고 진심을 밝혔다.
“하고 싶은 작품이 다양하다. 시나리오가 짜임새 있는 작품에 끌린다. 시나리오가 좋아도 내게 맞지 않는 작품은 또 힘들 것 같다. 각자가 좋아하는 종류의 시나리오가 있지 않나. 천만 영화에 출연하고도 싶지만 감독의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배우로서도 매력이 발산되는 영화를 하는 게 목표다.”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내가 멋지게 행동한다고 해서 그걸 다 알아봐주시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사랑을 받을까 말까 아닌가. 작품 안에서는 늘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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