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82년생 김지영' 공유 “이슈? 어떤 반응도 안 두려워요”
[인터뷰] '82년생 김지영' 공유 “이슈? 어떤 반응도 안 두려워요”
  • 이수민 기자
  • 승인 2019.10.18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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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개봉 전부터 이토록 주목받는 작품이 있을까. 영화 <82년생 김지영> 언론시사회 이후 대부분의 매체에서는 영화에 대해 호평을 보였지만, 여전히 온라인상에서는 젠더이슈 문제로 반응이 나뉘고 있다. 화제의 중심에 선 영화의 개봉이 5일 앞으로 다가온 18일 오늘, 배우 공유를 만나 작품과 그와 관련한 각종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제공배급 롯데/제작 봄바람영화사)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누적 판매 100만 부 돌파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며 영화화 되는 시점부터 언론과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영화 속 공유는 따뜻한 심성을 지녔지만 보통의 현실을 살아가는 평범한 남편 대현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였다.
    
<82년생 김지영>은 촬영도 진행되기 전 남성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별점테러를 받는 등 갖은 고초를 겪었다. 큰 이슈를 몰고 온 작품인만큼 출연하기에 부담이 되었을 법도 했지만 공유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저 할래요’ 라고 말할만큼 고민의 여지는 없었다고. 

 

(사진) =
(사진) =매니지먼트 숲

공유는 “워낙 유명한 원작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내용이 어떤 식인지는 짐작을 하고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모두 읽고 나서 ‘나 할래’라고 말할 만큼 바로 출연을 결심 했어요. 오히려 제가 결정을 하고 나니 제작사나 회사 쪽에서 ‘이렇게 빨리?’라고 느끼셨던 것 같아요”라며 털털하게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반대로 그분들이 저를 선택했던 이유가 내심 궁금해지더라고요. 돌아오는 답은 그냥 제 생각이 제일 먼저 났다고...(웃음), 모쪼록 배우 입장에서는 저를 먼저 생각하고 찾아 주신거니까 기분은 좋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영화는 중후반부로 갈수록 김지영의 자각과 가족 관계의 현실적인 성장통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공유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김지영과 함께 눈물을 쏟았다며 상영 소감을 밝혔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그는 “일단 영화가 잘 나온 것에 감사함을 느껴요. 감독님을 처음 뵈었을 때 대화를 하면서도 직감적으로 느낌이 좋았어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만들어주신 것 같아서 감사해요. 저는 시나리오를 보면서도 울었는데 영화를 보고 그때보다 더 울었던 것 같아요. 비록 제가 나온 작품이긴 하지만 음악과 연출 등 여러 가지의 영화적인 힘이 합쳐지다 보니까 훨씬 더 예민해지더라고요. 또 다른 배우 분들이 연기한 걸 저도 화면을 통해 처음 보니까 새로웠죠. 다들 자연스럽고 덤덤하게 잘 해주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중 공유의 마음을 가장 먹먹하게 만들었던 것은 김지영의 엄마 미숙으로 나오는 김미경의 연기였다. 그는 “김미경 선배님의 연기가 굉장히 오래가더라고요. 영화적인 재미일수도 있는데 (정유미의 빙의로)엄마가 엄마에게 말하는 장면들이 나오잖아요. 그게 참 강하게 와닿더라고요. 아버지가 아들을 주려고 사온 약을 내던지는 장면도요. 이미 슬픈 시퀀스였지만 숨결이 불어넣어지니 현장에서는 보고 있는 것만으로 더욱 눈물이 났어요”라며 덤덤하게 회상했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부산태생의 1979년생 공유는 집안에서 막내아들로 자랐다. 실제로 집안에서 누나의 차별을 느껴 본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차분히 말을 전달했다.
    
“사실 영화가 끝나고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었어요. 첫 마디가 ‘날 어떻게 키웠냐’는 물음이었죠. 사실 질문하신 것처럼 그런 의도로 물어본 말이었어요. 그런데 저희 집안은 적어도 (영화에 나오는) 풍경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부모님 모두 성향이 가부장적이지 않았어요. 아버지도 늘 친구 같은 존재였죠. 집안의 분위기가 되물림 될 수도 있는 건데 제가 (누나의 차별에 대해) 느낀 건 크게 없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제 생각보다는 누나의 이야기를 듣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아요. 제가 다 모를 수도 있는 부분이니까요. 사실 저는 제가 아들이라기 보다는 동생이라서 해택을 받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 또한 부모님 입장에서는 동생이라는 명분으로 아들을 챙긴 걸 수도 있으니까 없다 라고 말하기는 조심스러워요. 지금 와서는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사진) =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는 원작보다 대현의 역할이 비중 있게 그려진다. 자상한 성격에 김지영을 대신해 육아퇴직을 결심하거나, 퇴근 후 육아와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는 보통의 따뜻한 인물이지만 그 역시 김지영의 마음의 병을 완전히 해소시키기에는 불완전한 존재였다.
    
복잡한 감정은 물론, 영화의 견고한 메시지에 있어 중요한 캐릭터였던만큼 공유에게도 깊은 이해가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그는 “대현이 그 정도의 자상함을 갖추고 있었던 게 결과적으로는 영화적이지 않았다고 봐요. 대현이 손가락질을 받을 만한 빵점짜리 남편이었는데 아내가 아프다고 갑자기 친절해지고 따뜻하게 변해버리면 너무 가짜 같고 부자연스러워지니까요” 라며 “그리고 저는 사실 초반에 대현의 캐릭터가 너무 자상하게 그려지길래 ‘아 대현이 마냥 자상한 남편으로 그려지면 어떡하지’라는 우려가 들었어요. 저는 대현이가 더 욕을 먹어도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에게 ‘덜 스윗해도 되지 않을까요’ 라고 건의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감독님은 딱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막상 영화를 만들고 나서 보니까 감독님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는 사람들이 대현을 마냥 자상하고 판타지같은 인물로 볼까봐 우려했던 거였는데 그 우려 역시 제가 남자라서 하는 걱정이었더라고요. 그런데 반응을 보니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다행이다 싶어요”라며 심정을 보였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촬영부터 개봉까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지만 공유는 그때도 지금도 혹은 앞으로도 ‘후회 없는 작품’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확실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끝났다면서.
    
“이슈에 오를 걱정은 안 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저는 전혀 두렵지가 않아요. 하고 싶은 영화를 선택해서 했고, 1차적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죠. 배우로서는 하나를 일군거죠. 이 이후에 결과에 있어서는 이제 제 몫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제 할 몫을 했고 제가 막연하게 그렸던 부분에 있어서 만족도를 찾았으며, 감독님께도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태라 더 이상 두려움이 생길 이유가 없어요.”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영화 <도가니>, <부산행>에 벌써 세 번째 연기호흡을 맞추게 된 배우 정유미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워낙 연기를 잘 하시니까요. 연기를 하는 내내 편안했고 저는 그냥 맞춰서 따라가기만 하면 됐어요”라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세 번째 만남이지만 한때 ‘로코 강자’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두 배우였던 만큼 로맨스가 가미된 작품이 없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남았다.
    
만약 로맨틱 코미디 작품으로 또 다시 만난다면 어떨 것 같냐는 물음에 그는 “정말 잘 맞을 것 같아요. 코믹한 모습으로도 잘 통할 것 같아요. 실제로 서로 그런 이야기를 한 적도 있었어요”라며 “유미씨도 로맨틱 코미디로 사랑을 받았고 저도 그런 적이 있었으니까 저희 둘의 앙상블을 기대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힘들지 않을까요? (왜 힘들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제가 이제 나이가....(웃음). 좀 더 말랑말랑하고 풋풋한 후배 남자 배우들이 적합할거예요. 뭐 제의가 오면 하겠지만요”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사진) = 매니지먼트 숲
(사진) = 매니지먼트 숲

2016년, 공유는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배우 반열에 올랐고 tvN 드라마 <도깨비>는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사했다. 그야말로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공유는 바로 차기작을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엎고 일정을 마무리하자마자 활동 중단 선언과 함께 긴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공유는 약 2년의 휴식기간 동안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82년생 김지영>을 시작으로 다시 작품 활동에 의욕이 생겼다고. 충분히 ‘리프레시’ 됐다고 자신하는 그의 지난 2년은 어땠을까.
    
“<도깨비>의 모든 프로모션 일정이 끝나고 회사에다가 선언했어요, ‘아무도 못 알아보는 곳으로 갈 테니까 연락 하지마!’라고요.(웃음) 그런데 막상 다 끝내고 나니까 진짜 하고 싶었던 것은 집에서 소소한 내 생활과 운동, 바다에 가서 낚시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더라고요. 특별한게 아니었던 거죠. 집에서 정말 일상적인 시간을 보냈어요. 배우고 싶은 테니스도 배우고 땀흘리며 헬스도 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백수처럼 먹고 싶은 밥먹고 운동하고 눈치 안 보며 맘껏 영화도 봤어요. 그런 것들이 가장 필요했었고 그런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할수 있었어요. 치유가 된 것 같아요. 불면증 수준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는데 머릿속 생각들을 떨칠 수 있었죠. 낚시도 큰 힘이 됐어요. 이번에도 일정이 모두 끝나면 어디든 가려고 시동을 걸고 있어요.(웃음)” 

 

(사진) = 영화 '82년생 김지영' 공식 스틸컷
(사진) = 영화 '82년생 김지영' 공식 스틸컷

“이슈가 될 요소가 많은 영화에서 제가 대중들에게 보편적으로 편안하게 손을 뻗을 수 있을만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찍고 나서 생각해 보니 이것 또한 영화 내에서의 기능적인 저의 역할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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