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재난지원금이었나... 하위 40%, 소득 줄었다
누구를 위한 재난지원금이었나... 하위 40%, 소득 줄었다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0.11.19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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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층 소득 3% 늘때 저소득층은 1% 감소→ 양극화 더 벌어져
상·하위 소득분배 4.9배
코로나로 일자리 충격 영향 큰 듯
(사진) =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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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정다연 기자 = 정부가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지난 9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가구의 소득이 줄어들었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의 소득은 늘어나 계층 간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63만7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반면 5분위(상위 20%) 가구의 소득은 1039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가구의 처분가능소득과 가구원수 등을 반영해 5분위와 1분위의 격차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88배로 지난해 3분기 4.66배보다 높아졌다. 상·하위 계층 간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는 뜻이다.

3분기에는 1분위와 함께 2분위 가구의 소득도 337만6천원으로, 전년대비 1.3% 감소해 하위 40%의 가구 소득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분위(473만1천원)와 4분위(638만1천원)의 소득은 각각 0.1%와 2.8% 증가하며 저소득층과의 격차가 벌어진 원인으로 작용했다.

(사진) =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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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3분기 공적이전소득이 소득 구간별로 1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늘었는지도 살펴봤더니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가 15.8%로 상승률이 가장 낮았다. 소득 2분위(27.5%)·3분위(17.3%)보다도 고소득인 4분위(63.5%)·5분위(40.3%)의 상승 폭이 높게 나타났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초등 이하 가구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보다 5분위(상위 20%) 비중이 3배 이상 높다"며 "아동 돌봄지원금 영향으로 공적이전소득 상승 폭에서 4·5분위 비중이 컸다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가구는 1인 가구나 노령 인구 비중이 높다 보니 아동돌봄 같은 추가 지원금을 덜 받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차 재난지원금에 포함된 소상공인 지원금도 소득이 아닌 매출 감소를 기준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소득 재분배 효과가 떨어졌다. 기존 매출이 높은 자영업자일수록 매출 감소 폭도 커 지원금을 더 많이 받아가는 구조였다.

1분위는 정부의 지원금 등이 포함된 이전소득이 76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했지만 근로소득이 55만3천원으로 10.7%나 줄었고, 사업소득 역시 27만6천만원으로 8.1% 줄면서 전체적으로 소득이 감소했다.

(사진) =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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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하고, 음식·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 중심의 업황 부진 영향으로 사업소득도 악화됐다. 1분위는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보다 이전소득이 훨씬 더 높아 코로나 충격을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틴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5분위는 근로소득이 743만8천원으로 전년 대비 0.6%로 소폭 감소했지만 사업소득과 이전소득 증가로 총소득은 오히려 늘었다.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과 상용직 취업자 증가로 다른 분위보다 코로나 영향을 적게 받은 것이다.

더불어 3분기 전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0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각각 전년 대비 1.1%와 1.0%씩 감소했다. 근로소득 감소율은 3분기 기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반면 이전소득은 17.1% 증가했는데, 특히 정부의 지원금이 포함되는 공적 이전소득이 29.5% 급증해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3분기에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변 서비스 사업을 중심으로 소비지출이 감소하며 월평균 가계지출이 398만9천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료품, 가구, 가전 등 지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교통, 오락·문화, 교육 등 대면이 불가피한 서비스업 중심으로 지출이 감소했다. 평균소비성향은 69.1%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사진) = 통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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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에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소득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추경 신속집행 등 정부 정책 노력으로 시장소득 감소를 상당부분 보완했다"고 자평하면서도 "임시·일용직 근로자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시장소득 감소가 커 정부지원을 통한 소득·분배 여건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어 4분기 소득·분배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 소득·분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해 위기가구 긴급 생계지원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지급, 시장소득 회복을 지원하는 등 민생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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