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너마저"...대졸 '정기공채', 삼성·롯데만 남았다
"SK 너마저"...대졸 '정기공채', 삼성·롯데만 남았다
  • 정다연 기자
  • 승인 2021.01.27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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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LG, 수시채용으로 전환→SK도 공채 폐지
삼성·롯데는 현 정기채용 형태 유지
삼성 "정기채용 폐지 아직 검토한 바 없어"
SK로고. (사진=SK 제공)
▲ SK로고. (사진=SK 제공)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정다연 기자 = 현대자동차와 LG에 이어 SK그룹도 내년부터 신입사원 수시채용으로만 신입사원을 선발하기로 했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내년부터 모든 계열사가 정기 공개채용(정기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그간 SK그룹은 단계적으로 수시채용을 늘려왔다. 2019년 10개 계열사, 지난해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했다. 이어 올해도 6개 안팎의 계열사가 정기공채와 수시채용을 함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현재 올해 채용 규모가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예년과 같은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의 수시채용 도입은 SK뿐만이 아니다. 상·하반기 정기공채를 진행해 온 현대차그룹은 2019년 2월 주요 그룹 중 처음으로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LG그룹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중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현업 부서가 원하는 시점에 채용 공고를 내고 필요한 인재를 직접 선발하는 식이다. LG는 신입사원의 70% 이상은 채용 연계형 인턴십으로 선발해 4주 가량 함께 근무하며 직무적합도를 평가하고 있다.

▲ (위)현대자동차 로고, (아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사진=각 사 제공)
▲ (위)현대자동차 로고, (아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사진=각 사 제공)

이처럼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적합한 인재를 뽑기에 기존의 대규모 정기 공채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정기 공채는 미래 인력수급을 예측해 한번에 많은 수의 인재를 확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나중에 실제 필요한 인력보다 더 많이 뽑거나 부족하게 뽑는 등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경영 환경의 급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난해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기업의 근무형태가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자료에 따르면, 실제 중견·중소기업 601곳 중 수시채용을 택한 기업의 비율이 2019년 하반기에 30.7%였다가 2021년 상반기에 49,9%로 거의 절반에 가까워졌다.

▲ 롯데 로고. (사진=롯데 제공)
▲ 롯데 로고. (사진=롯데 제공)

이에 따라 취업준비생들의 여건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수십 년 동안 서류전형과 대규모 필기시험, 1~3회 직무별 면접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해 왔다. 지원자들은 서류전형 통과를 위해 불필요한 스펙을 쌓아야 했고, 필기시험 준비 과정에서 직무와 무관한 공부도 해야 했다. 여기에 비대면 면접을 대비한 맞춤 면접도 준비해야 된다.

회사 차원에서도 부담은 있었다. 정기공채 과정에 적지 않은 비용을 써야했고, 인사채용 담당자들이 1년의 절반 이상을 채용 준비에 써야 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수시채용이 취업 준비생들에게 유리한 면이 있다"며 "1년에 한두 번 있는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공채보다는 수시로 취업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취업 희망자들이 직무와 무관한 스펙 보다는 자기가 원하는 부문에 맞춤형으로 준비하는 경향이 늘어나 기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수시채용이 주류가 되면서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신입보다는 경험, 인맥 등을 갖춘 이른바 '중고신입'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과 모든 지원자가 같은 시험을 치르는 정기 공채가 더 공정한 선발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삼성로고. (사진=삼성 제공)
▲ 삼성로고. (사진=삼성 제공)

이같은 공채 변화 소식에 대졸 채용시장의 가장 '큰 손'이라 불리는 삼성은 대졸 신입공채(3급)를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관련 물음에 삼성 관계자는 "아직까지 폐지를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는 한달 가량 늦춘 4월에 대졸 공채를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예정대로 9월에 실시했다. 다만 채용전형 가운데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처음 도입한 바 있다. 삼성은 3급 대졸 공채뿐아니라 4급(전문대졸), 5급(고졸)채용에도 온라인GSAT를 실시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포스코와 CJ는 지난해 상하반기 두차례 정기채용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했으며, 농협, 신세계, LS는 지난해 하반기 대졸 정기채용을 진행했다.

하지만,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뽑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수시채용은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한번에 많은 인원을 선발하려다 보면 비용도 많이 들고 소위 말하는 스펙 위주로 검증할 수밖에 없어 유능한 인재를 적시에 선발하는 데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이러한 이유로 수시채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기존의 정기채용과 수시채용을 혼합한 '투트랙 방식'이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전통적인 채용시즌인 3월과 9월에 공고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2월 대학 졸업자 가운데 우수인재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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