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 영화 '자산어보'를 흑백 영화로 택한 이유는?
이준익 감독, 영화 '자산어보'를 흑백 영화로 택한 이유는?
  • 이은서 기자
  • 승인 2021.02.2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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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영화 '자산어보'를 흑백 영화로 택한 이유는?
(사진) = 플러스엠 제공
(사진) = 플러스엠 제공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은서 기자 = 역사 속 인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창조해내는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작품 <자산어보>의 제작보고회가 25일 열렸다.

현장에는 이준익 감독, 배우 설경구, 변요한과 사회자 박경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자산어보는 무슨 뜻인가?”라는 질문에 이준익 감독은 “어떤 학생이 나한테 영화 제목이 한국사 시험에 자주 나오는 정답이라고 하더라. ‘자산어보’의 의미는 정약용의 형이 흑산도에서 해양생물을 기록한 어류학서다”라며 영화 제목의 의미에 대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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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떤 계기로 영화를 연출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감독은 “오년 전쯤, 동학이라는 역사 속에 있었던 학문에 관심을 갖다가 ‘서학’이라는 학문도 있더라. ‘서학’을 파헤치다 보니 또 ‘정약전’이라는 인물에 꽂혔다”며 “자산어보라는 책을 통해 정약전을 담으면 재밌겠구나했다. 내가 보고 싶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제는 역사하면 이준익 감독이라는 말이 나온다”라는 사회자의 말에 이준익 감독은 “나는 역사를 잘 모른다. 잘 모르니까 역사 영화를 많이 찍는다. 보통 잘 모를 때 그것을 대하는 태도는 두 가지다. ‘나 알지 않을래’와 ‘이게 뭐지? 좀만 더 알아보자’하다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역덕(역사덕후)처럼 보이는 듯하다”며 겸손한 대답을 했다. 

“두 배우는 영화에 어떻게 참여했나?”라는 질문에 배우 설경구는 “몇 년 전에 한 영화제 무대 뒤에서 감독님을 만났다. 무턱대고 책을 달라고 했다. 감독님이 사극을 준비하는데 아직 다 안 썼다고 하시더라. 나 사극 안 해봤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감독님이 열흘 후에 대본을 보내셨다. 그게 <자산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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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러스엠 제공

“처음에는 (대본을) 좀 떨어져서 봤다. 따지게 되더라. 두 번째 봤을 때 마음을 놓고 봤는데, 눈물이 핑 돌고 여운도 있더라. 첫 리딩 때 감독님께 읽으면 읽을수록 와닿고 따뜻하면서 아프고 여운이 있다고 말했다. 감독님이 그게 이 책의 맛이라고 말해주셨다”며 대본을 읽은 후 느낀 감정을 자세히 전했다. 

이어 배우 변요한은 “나는 영화를 선택했다고 하기 보다는 감독님하고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대본을 주셨고, ‘정약전’역할이 설경구 선생님이라고 하더라. 대본도 너무 좋았고 그래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 설경구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대본을) 두세 번 읽었을 때 울컥했다고 하셨다. 나는 글을 읽을 땐 잘 몰랐는데 촬영장에서는 매일 울었다”며 영화 속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털어놨다.

“두 사람을 왜 울렸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준익 감독은 “두 배우 분들이 과한 것 같다. 감정이 너무 꽉 차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이 감정이 영화 속에 담겼다”며 영화 속 두 배우의 감정연기를 궁금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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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산어보>는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의 첫 사극이다. 이에 배우 설경구는 “전에 제안을 받은 적이 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서인지 지금까지 온 것 같다. 나이 들어서 이준익 감독님과 첫 사극인 게 다행이다. 또 흑백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한 번의 결정으로 여러 가지를 얻은 것 같은 느낌이 있다”고 답했다.

현장에서 이준익 감독은 배우 변요한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변요한 배우한테 감사한 게 있다. ‘창대’라는 인물은 캐릭터 적으로 짜증이 많고 기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대부분이다”며 “어느 날, 변요한씨가 감독님, 이 인물이 계속 짜증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제가 한번 만들어 보겠다며 현장에서 연기를 하더라. 변요한 배우는 설명을 많이 하거나 말을 꾸며내지 않는다. 그냥 몸으로 직접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 “극 중 ‘정약전’은 역사 기록에 좀 남아있어서 함부로 만들 수 없었다. 그런데 ‘창대’는 서문에 이름 몇 개밖에 없다. 저 인물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야했다. 그래서 엄마나 아빠 등 가족관계를 만들었다. 그 와중에 변요한씨가 ‘창대’를 설명하는 방식은 시나리오의 부족한 부분을 다 채워준 것이다. 너무 감사하다”며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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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러스엠 제공

이어 두 배우의 호흡에 관한 질문에 배우 설경구는 “섬에서 두 달 반을 같이 있으면 호흡이 안 맞으려야 안 맞을 수가 없다. 촬영장에서만 만나는 게 아니고, 섬 안에 같이 있다 보니 그 외의 시간도 같이 있었고 촬영이 끝난 후에도 벗으로서 계속 호흡을 맞추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배우 변요한은 “저는 이 작품이 잘 끝나서 너무 행복하고 잘 놀다가서 밖에다 설경구 선배님과 이준익 감독님 짱이라는 소문을 많이 냈다. 후배로서 뻔뻔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잘 놀아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이다”라며 배우 설경구와 이준익 감독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한편 이준익 감독은 영화 <자산어보>를 흑백으로 촬영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얼마 전에 <동주>라는 영화도 흑백을 시도했는데, 적지 않은 성과가 있어서 큰 자신감이 생겼다”며 “<동주>와 <자산어보>의 의미는 반대다. <동주>는 일제시대의 암울한 공기, 백보다는 흑에 가깝다. <자산어보>도 시련도 많고 어렵지만 그가 만난 새로운 세상은 자연과 바다가 있다. 이는 흑백중에 백이 더 큰 것을 의미한다” 며 두 영화에 대한 의미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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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플러스엠 제공

또 “내가 어렸을 때는 서부영화를 흑백으로 봤다. 그 잔상이 너무 강렬하다. 따지고 보면 그 서부영화가 1800년대 이야기다. 우리나라 영화의 1800년대와 서부영화의 1800년대를 비교하며 우리 것이 더 낫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설명하며 제작보고회를 마무리 지었다.

영화 <자산어보>는 오는 3월 31일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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