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기준금리 인하 중단?... "향후 경기 흐름 지켜보겠다"

2019-10-31     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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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셜리더스) 한지혜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0일(현지시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내렸다.

이로써 미국 연방기금금리는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낮아졌다. 

지난 7월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이어 세차례 연속으로 총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다만 연준은 이번 회의를 끝으로 금리인하 행보를 일시 중단하고 향후 경기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들어오는 정보가 대체로 우리의 전망과 일관되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당분간 '관망 모드'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 차례 연속 '보험성 금리인하' 마무리국면

이번 금리 인하는 시장의 눈높이에는 정확하게 부합하는 결정이다. 이날 오전까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9.4% 반영했다.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에는 미국 경제의 흐름이 예상보다 탄탄한 편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3분기 성장률은 연율 1.9%(속보치)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의 2.0%에서 하락하면서 1%대 성장세로 감속하기는 했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치(1.6%)를 웃도는 수치다.

소비지출이 여전히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만장일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이러한 딜레마를 반영한다. 

투표권을 행사한 FOMC 위원 10명 가운데 8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지만,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에스더 조지(캔자스시티)·에릭 로젠그렌(보스턴) 총재는 지난 7월과 9월 FOMC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금리 동결론을 폈다. 파월 의장이 취임한 이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깨진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연준이 내세운 명분은 '보험성 금리인하'다. 

유로존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둔화가 가시화하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 논리다.

파월 의장도 회견에서 '보험성 인하'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연준은 1995년과 1998년에도 보험성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0.25%포인트씩 3차례 금리를 내렸고 경기하강을 피할 수 있었다. 

◇연준 '관망모드'…시장 "12월 금리동결 가능성 80%"

지난 7월부터 금리인하에 들어간 연준은 일단 '쉬어가기 모드'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성 인하론에 따라 3차례 인하를 단행한 만큼 추가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FOMC 성명서에 단골로 등장했던 '경제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삭제된 것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향후 금리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표현을 덜어내면서, 금리 인하를 잠정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파월 의장도 회견에서 "통화 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는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CNBC 방송은 "파월 의장이 계속 언급했던 '중간사이클 조정'이 마무리 국면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두진 않았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은 미리 설정된 경로가 없다"면서 "우리의 경제 전망에 대한 실질적인 재평가를 야기하는 상황이 전개되면,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CME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오는 12월 FOMC에서 금리동결 가능성을 80%가량으로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