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김민재의 낭만

2020-03-28     이수민 기자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수민 기자 = 배우는 작품을 따라간다. 김민재는 이를 충실하게 증명하는 배우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천천히 작품과 함께 성장하며 자신의 청춘 또한 담아냈다. 이상적인 삶, 어른들에게 듣고 싶은,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의 모든 해답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단다. 작품 안과 밖 모든 곳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그야말로 ‘인생작품’이 된 셈이다. 그자체로 청춘과 낭만이 된 작품, <낭만닥터 김사부>를 대하는 김민재에게 어느 때보다 깊은 애정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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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와 함께 성장한 <김사부>” 김민재의 애틋함
 
김민재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 속 책임감 강하고 정의로우며 마음까지 뜨거운 돌담병원 간호사 박은탁 역을 맡으며 탄탄한 연기력으로 호평 받았다. 시즌1에 이어 시즌2에도 같은 인물로 작품에 참여하면서 “정말 다시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그런 만큼 다시 해도 재밌고 보람찼다. 끝난 게 너무 아쉬워서 일주일만 쉬고 다시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다. 마치 퇴사한 기분이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난히 정이 많이 간 작품이었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떼고 보아도, 김민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이 녹아있었다. 김민재는 “먼저 대본을 읽어보면 작가님만의 따뜻함이 있다. 그 부분이 무척 좋다.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더욱 그런 따뜻함이 있는 분이시더라. 나 또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젊은이이지 않나. ‘어른들이 이러했으면’ 하는 평소 생각이나 문장들이 아주 이상적으로 그려져 있더라. 그런 부분에서 참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시즌1과 특별히 차이를 둔 지점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다른 점을 보여드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돌담병원이 3년이 지났음에도 그 자리에 여전히 사람이 지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내 역할이었다. 3년의 시간은 사실 나(박은탁)에게도 흐르지 않았나. 나 또한 그사이에 다양한 경험을 했을 거고 외형도 변했을 수도 있다.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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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의 엔딩은 박은탁이 응급환자의 보호자를 부르는 장면으로 시즌1과 동일하게 마무리됐다. 이는 또 다음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제기하는 장치로서 기대감을 올렸고 시즌제 드라마의 매력을 극대화한 장면이기도 했다. 김민재 역시 자신으로 끝마무리 된 엔딩장면에 대해 “감독님의 의도일지, 작가님의 의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시즌1처럼 시즌2에서도 돌담병원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었고 지금도 이렇게 끝남으로써 이 자리에 계속 있을 것이라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최적의 엔딩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김민재가 말하는 #한석규 #소주연 #안효섭
 
김민재는 김사부 역의 한석규를 보며 김사부 그 자체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고 응원을 받았다. 나 역시 저런 선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정말 따뜻하신 분이다. 매번 멋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선배님은 단 한 번도 인상을 쓰지 않는다. 이 말은 곧 안 좋은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 했다는 의미다”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 것 같냐는 물음에도 김민재는 한석규와의 일화를 꺼내놓기도 했다. “평소에 한석규 선배님과 많이 이야기를 나누는데 저를 쭉 지켜보신 모양이다. 어느 날 ‘너는 목소리가 좋으니까 굉장히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거다. 성급하게 하지 말고 경험하고 쌓는 것에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씀해주셨다. 목소리로 유명한 선배님이 제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시는데 기분이 얼마나 좋았겠나. 그렇다면 나도 장점을 말할 때 목소리라고 말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그런 이유에서 내 장점은 목소리인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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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2> 러브라인도 반응이 뜨거웠다. 응급의학과 전공 4년차 윤아름(소주연)과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의 말랑말랑한 기류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한 것. 김민재는 “저도 멜로라인이 굉장히 좋았다. 소주연 씨도 무척 착하고 상대방 감정에 공감을 많이 해주는 따뜻한 배우다. 무엇보다 리액션을 정말 잘하시더라. 저희 러브라인이 인기가 많았던 것은 소주연 씨의 리액션 때문이지 않았을까, 개인적인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볼 뽀뽀로만 끝난 애정 신에 대해서는 “우리 커플은 귀여운 버전이라서 그 이상 나가면 안 된다”며 웃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안효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연습생 생활을 했던 동갑내기 친구이자 두 사람 모두 데뷔 6년차 동료 배우인 점이다. 김민재는 “안효섭과는 17살 때부터 알고 지냈다. 그 당시 우리 둘 다 가수지망생이었다. 드라마 현장에서 만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다. 평소에도 서로 친하게 지내는데 극 중 이름으로 서로 부르는 게 너무 어색하더라. 그래서 초반엔 NG도 많이 났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졌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었기 때문에 함께 촬영하는 내내 무척 즐거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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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민재가 정의하는 낭만
 
2015년 Mnet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김민재. 이후 KBS2 <최고의 한방>, MBC <위대한 유혹자>,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등 작품을 통해 주연배우로 도약했으나 <김사부> 시즌2에서는 걸출한 선배 배우들 뒤에서 서포트 해주는 조연배우로 합류하게 됐다. 다시 조연배우로 작품에 참여하는 게 어렵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김민재는 “너무 쉬웠다”고 즉각 대답했다. 그는 “시즌1때부터 굉장히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고 시즌2가 나온다고 했을 때 무조건 해야 된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다른 게 아무것도 안 보이는 수준이었다. 천만배우가 되더라고 조연으로서 무조건 참여할 거다”라며 확고함을 보였다.
 
시즌제 드라마에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김사부>는 그걸 해냈다. 드라마에 직접 참여한 배우가 느끼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김민재는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일단 뚜렷했다는 점. 그리고 그걸 표현하는 사람들과 제작하는 사람들이 존재했고, 그 메시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시너지를 발휘했던 게 아닐까.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일상이었던 삶을 같이 하지 못 하는 것돌담병원에서 함께 희열을 느끼고슬퍼하고웃는 모든 순간들이 그립다그런 만큼 내게 너무 행복하고 소중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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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부>는 사람 김민재에게도 삶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사부를 통해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발견했고 자신이 생각하는 낭만의 개념도 새롭게 정의할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부터 이 작품을 참여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 작품에서 ‘이런 게 정말 멋진 어른이구나’를 느꼈고 낭만이라는 것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낭만을 가지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우리가 이상을 꿈꾸면서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가 정말 많지 않나. 그걸 풀어가고 하나씩 해내 갈 때 비로소 그 자체가 낭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