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지난해 81곳 '폐업'... IMF 이후 12년 만에 최다

코로나19 여파·개봉 연기 등이 원인 넷플릭스·wavve 등 휴대용 영화 콘텐츠 서비스 이용 증가 영향도

2021-01-26     조설희 기자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조설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지난해 폐업한 영화 상영관이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수익형부동산 연구개발기업 상가정보연구소는 행정안전부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전국 영화관 폐업이 81곳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폐업(43곳) 대비 약 2배로 증가한 수치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88곳) 이후 12년 만에 최다 기록이다.

지역별 폐업 상황은 인천이 21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경기(4곳) ▲서울(2곳) ▲부산과 대구(1곳) 순이었다. 광주와 울산, 대전은 한곳도 없었지만, 지방 도시에서 52곳의 영화 상영관이 문을 닫았다.

영화관은 밀폐된 공간인데다 한 칸 띄어 앉기, 일부 음식 섭취 금지 등의 까다로운 지침으로 지난해 관람객과 매출이 급감했다. 여기에 개봉을 앞둔 영화들의 일정이 무기한 연기돼 피해가 가중하면서 폐업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관 줄폐업은 관련업종에도 영향을 고스란히 미쳤다. 하남시 쇼핑몰 내 영화관 음료 납품업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납품 물량이 이전보다 90% 이상 감소했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해 개업한 영화 상영관도 전국 218곳으로, 2019년(173곳) 대비 오히려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영화관 개업 증가는 이미 예정된 것으로 업계의 호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줄폐업이 100% 코로나19 영향이라고 할 수는 없다. 넷플릭스와 wavve(웨이브) 등 월 정액제로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휴대전화 또는 집 TV로 언제든 결재해 볼 수 있는 서비스 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제공 서비스는 넷플릭스다. 실제 지난해 10월 한 달간 362만명의 한국인이 신용·체크카드로 넷플릭스에 결제한 금액만 51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