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공무원, 과거 방송서 "나 안짤리지만 저 사람도 안 짤려"

서울시립미술관 7급 공무원 A씨, 지난 8일 자택서 숨진 채 발견 미술관 측 "힘들다 말한 적 없어 당혹스러워"

2021-02-09     정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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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정다연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근무하던 여성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그녀가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사실이 재조명 되고 있다.

9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서울시 소속 공무원 주무관 A씨가 전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유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매체들은 숨진 공무원이 지난해 10월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던 A씨라 보도했고,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를 시인했다.

A씨는 당시 방송에서 만 20세 최연소 7급 공무원 합격자로 소개돼 화제를 모았다. A씨는 자신을 서울시립미술관 수집연구과에서 근무 중이라 소개하며 방송을 통해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어떻게 합격하게 됐는지 등을 소개했다.

이어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됐다. 학교 생활과 회사생활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랐다"며 "제 또래가 없고 처음 발령 받은 부서에는 제가 혼자 여자였다. 조금 적응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공무원의 장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안 잘린다는 게 장점이다. 그런데 저 사람도 안 잘린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출연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tvN은 '유퀴즈 온 더 블록' 네이버·다음 등에 게시된 해당 공무원의 출연 분 다시 보기 클립을 전부 삭제한 상태다.

누리꾼들은 서울시립미술관 측에 진상규명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립미술관 측은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해당 직원은 1년간 미술관에서 학예연구부서 일을 했다. 회사에서 왕따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고 전했다.

또 "직원들이 힘들면 경영지원본부나 총무과에 와서 상담을 하는 데 한 번도 없었다. 부서나 업무를 바꿔달라고나 한 적이 없다. 1년 간 업무적으로 힘들다고 의사를 표시한 적이 없어 당황스럽다"고 설명했다.

한편 숨진 공무원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경찰은 직장 동료들을 포함한 주변인들을 대상으로 A씨의 자세한 사망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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