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금융산업의 파괴적 혁신 기술인가?
핀테크, 금융산업의 파괴적 혁신 기술인가?
  • 전병호 기자
  • 승인 2018.06.18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자산 대표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자산 대표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이제는 해외 여행이나 출장 때 우버 택시와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시내까지 50불 정도 나오는 택시 대신에 우버를 이용하면 20불이면 충분하다. 뉴욕 맨하튼에서 장기 투숙하기에는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구하는 것이 훨씬 가성비가 높다. 나는 지갑에 현금 없이도 체크카드나 신용카드 한장이면 하루 일주일 한달을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은행 직원과 대면 거래한 적이 언제였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대부분의 금융 거래는 온라인으로 처리한다.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도 필요 없다. 핸드폰 하나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십년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으니 지금 상상하는 일들도 수년내에는 이뤄질거라 믿는다.

이렇듯 파괴적 혁신 기술의 탄생은 기존 산업을 송두리째 삼켜 버리고 새로운 시장 질서를 창조한다. 택시나 차를 소유하지 않은 우버의 탄생으로 전통적 택시와 렌터카 업체가 타격을 받았고 메이시 백화점과 월마트는 아마존과 알리바바라는 전자상거래 업체의 등장으로 리테일시장을 잠식 당하고 토이저러스라는 장남감 유통업체는 판매 부진으로 부도 지경에 빠졌다.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장난감을 인터넷으로 구매하다 보니 일반 매장의 매출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광고 시장도 마찬가지다. 신문과 TV 광고가 급격히 줄고 구글과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 증가율이 매년 20-30%를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파괴적 기술의 탄생은 혁신을 통해 기존 전통산업에 큰 타격을 입히고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변화시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가 속한 금융산업도 마찬가지다.

핀테크는 금융 (Finance)과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융합을 통한 디지털 금융의 새로운 시장이다. 금융이 단순한 기술과 접목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기존의 금융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와 상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서 기존 서비스 방식을 파괴하는 혁신적 기술인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자산규모가 10억불 (약 1조원)이 넘는 신생 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하는데 전세계적으로 230여개에 이른다. 그중에서 핀테크 산업의 유니콘이 30여개가 된다고 하니 그만큼 짧은 시간에 시장이 급속히 성장 발전했다.

영국의 금융시장 분석가인 크리스 스키너가 쓴 ‘금융혁명 2030’ 책에서 그는 핀테크 분야의 신생 기업을 Wrapper (포장), Replacer (대체), Reformer (혁신) 세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첫째로 포장한다는 Wrapper는 송금 서비스나 지급결제 서비스 등과 같이 기존의 금융시스템 주변에서 고객과 사용자의 불편함을 개선해 주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가진 핀테크 업체들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애플페이, 구글페이, 페이팔, 중국의 알리페이, 위페이, 우리나라의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페이나우 등이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두번째로 기존 서비스나 기술을 대체하는 Replacer는 은행의 낡은 시스템은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버를 보유하면서 은행의 핵심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 기존 은행과 경쟁관계를 만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세계 최초 P2P대출회사인 조파는 일찌감치 기존 은행의 대출 프로세스의 낙후함을 깨닫고 자금과 정보의 중개자 역할만 잘 수행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정보 처리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돈이 있는 사람으로 부터 돈을 받아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거래를 처리하고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서버이며 이때 인간의 손길은 필요하지 않다. 이미 미국은 이러한 P2P 시장 규모가 수천억 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1000여개의 업체들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도 테라펀딩, 루프펀딩, 피플펀드 등 60여개의 P2P 업체가 영업을 하고 있다.

다음으로 혁신 Reformer는 모바일과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디바이스와 기술을 바탕으로 여지껏 존재하지 않았던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하여 보편화 시키는 산업과 서비스를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화폐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은 수년전만해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상품이었으나 이제는 우리 삶 속에 깊숙히 들어와서 투자와 교환의 수단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수년후 혁신의 아이콘인 가상화폐가 일상 속에서 사용되는 날이 올 것 같다.

도이치뱅크의 애널리스트인 토마스 댑은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으로 전통적인 은행의 수 많은 프로세스가 폐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체인은 은행이 두려워하는 파괴적 기술이다’ 라고 언급하면서 기존 은행의 파괴를 예견하고 있다. 다행히 많은 은행들이 핀테크를 핵심 분야로 삼고 집중 투자와 육성을 하고 있다. 다만 전통적인 은행은 기존의 틀과 규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아 혁신적인 신기술과 신상품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규제 당국도 핀테크 산업의 육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혁과 투자 육성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2030년에는 돈이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살 것이다. 그때 은행은 다만 돈의 가치를 저장하고 컴퓨터로 내 거래 장부를 기록하는 곳으로 남을 것이다. 플랫폼을 장악하고 디지털화 하는 것이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 남는 전략이다. 은행이 핀테크와 블로체인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종말을 맞이하기 보다는 진화하면서 적응할 것으로 예상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91 (D.B.M빌딩) 601호
  • 대표전화 : 02-6925-043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아영
  • 법인명 : 엠지엠그룹(주)
  • 제호 :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 등록번호 : 서울 다 10890
  • 등록일 : 2014-08-28
  • 발행일 : 2017-05-01
  • 발행인 겸 편집인 : 전병호
  •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셜리더스(Financial Leader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bh8601@naver.com
ND소프트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