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꿈은 ‘행복한 금융 수어(手語)해설사’입니다.
저의 꿈은 ‘행복한 금융 수어(手語)해설사’입니다.
  • 전병호 기자
  • 승인 2021.05.10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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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현숙
(사진) = 윤현숙 금융해설사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꿈을 다시 품다 

10년 전, 제가 은행에서 즐겁게 근무하던 어느 날, 창구에 내점하신 청각장애 고객을 응대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청각장애가 있어서요 입모양을 조금만 크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고객에게 환하게 웃어 보이며 최대한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했지만, 낮선 금융용어를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요청하시는 업무를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청각장애인(농인)의 언어인 수어를 모르는 상황에서 고객과 언어 소통이 되지 않아 결국 원하는 업무를 다 마치지 못한 재 돌아가시는 뒷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수어를 할 줄 알았다면 이 분께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교차했습니다. 그 일은 저의 어릴 적 꿈이었지만 접고 있었던 ‘특수학교 선생님‘에 도전하는계기가 되었고, 제가 가진 금융지식으로 어렵고 소외된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에 목표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6년에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행복팀 금융사기 사건이 발생하였고 청각장애인들의 사기 피해액만 280억에 달하는 아픈 현실의 뉴스를 접하면서 또 한번 청각장애인을 위한 금융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동행”의 사내공모전에서 “베리어프리 전용창구(장애인을 위한 신속한 금융업무 시스템)”에 대한 제안으로, 2018년에 사내 전국 “장애인 전용창구”가 실시되어 조직의 변화와 마음속에 품었던 바람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전용창구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금융상담이 해결되는 소통의 창구가 되기에는 아직 멀고 먼 상황입니다. 

꿈을 향해 도전하다

2018년 1월 저에게 희망퇴직 기회가 왔을 때, 저의 가족들은 만장일치로 희망퇴직을 응원해 주었고, 저는 은행원의 최고 영예인 고객만족 최우수상을 받으며 27년간의 인생 2모작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퇴직 후 스스로 찾아간 곳은 서울수어전문교육원이었고, 그 곳에서 청각장애인(농인)을 위한 금융인의 첫 걸음을 시작하였습니다. 

수어(手語)를 배운지 6개월! 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잘 하는 일이 아니었기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과 열정이 필요했습니다. 그 때 노사발전재단 금융센터의 ‘1인 크리에이터 양성과정’ 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금융채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금융수어 콘텐츠에 도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터로서의 노력 외에도 실제 농인(청각장애인)과의 소통역량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했습니다. 청각장애인관련 단체, 금융소외계층, 특수장애등과 관련된 일에 도전을 하였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또한 수어 실력이 초보였기 때문에 경력자를 원하는 곳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포기하지 않고 꿈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였습니다.
 
그 결과, 2018년 10월 “윤쌤의 쉬~~운 금융수어” 라는 제목으로 유튜버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담당 컨설턴트께서는 적극적으로 나를 알리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강점을 찾고, 금융교육과 경제지식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할 것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멘토의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저는 서민금융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고, 국가공인 수어통역사 1차시험에도 도전하여 합격하였으며, 농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 갔습니다. 

손말이음센터 문자통역, 청각장애 어르신 꽃꽂이 봉사, 와우수술후 언어치료 지원봉사 등 농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서 소통의 기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서 농인의 문화에 조금씩 익숙해 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육부에서 특수학교 친구들을 위한 코딩수업 보조강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였고 덜컥 합격하였습니다. 드디어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아이들과 수어로 이야기하며 첫 수업을 하게 되던 날, 비로소 저의 어릴 적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의 목표는 온라인, 오프라인을 통해 진정성 있는 농인과의 소통의 통로가 되어, 어려운 일을 만날 때 가장 먼저 찾는 ‘선한 영향력’을 가진 윤쌤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2019년 겨울, 신문광고에서 제 2회 금융해설사 자격시험 실시 관련 내용을 보았을 때, 금융인이 가진 지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전국퇴직금융협회의 설립 취지는 제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고 자격취득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습니다.  

이듬해 봄, 예쁜 금융해설사 자격증도 나왔지만, 그 즈음 코로나도 같이 나와서 모든 것이 중지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자원봉사도, 금융해설사 행사도, 수어전문학원 까지도 모든 것이 다 얼어버렸지만, 제 마음은 아직 따뜻하였고, 서툰 수어 실력이지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금융  수어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시험이 2차례나 취소된 상황 가운데서도 국가공인 수어통역사 자격으로 금융강의를 하기 위한 저의 열정만큼은 코로나도 중지시킬 수 없었습니다. 

지난 해 가을 국립서울농학교에서 코딩보조강사로 수어통역을 하며 초롱초롱 초등학생들과 첫 눈 맞춤을 시작하였으나,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코로나 격상으로 인해 강의 취소가 된 상황이지만, 현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산하 수어통역센터에서 청각장애인 업무를 보조하고 수어통역을 시작  하며 또 다른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35만명의 청각장애인들이 금융과 관련된 상담을 원하실 때 내용이나 의미를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금융(수어)해설사가 되는 것이 저의 소망이자 과제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한 손 한 손 내밀고 있습니다.  

지난 해 취소되었다가 2주전에 치른 국가공인 통역사시험 결과가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금융 수어(手語)해설사로 가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자 합니다.

청각장애인(농인) 스스로가 금융거래를 안전하고 당당하며,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기초를 튼튼하고 바르게 쌓는 데 도움을 주는 금융 수어(手語)해설사이고 싶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지금부터 !

혹시 3모작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번쯤 어릴 적 꿈을 떠올려 보시고 
지금도 마음 한곳에 아쉬움으로 자리잡고 있다면 도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접목시켜 보세요. 
나이가 많다고요? 새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요? 

아니오. 꿈이 있으면 우리는 누구나 청춘이랍니다. 

금융해설사로 단초를 마련하셔서 
앞으로 펼쳐질 인생 3모작의 멋지고 행복한 꿈을 이루시기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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