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후배들을 생각하며... 라팔모의 금융이야기 (2)
금융권 후배들을 생각하며... 라팔모의 금융이야기 (2)
  • 전병호 기자
  • 승인 2018.06.01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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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팔모 前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라팔모 前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요즘 금융권이 여러가지로 시끄럽다. 각 은행마다 인사비리와 과거 부도덕한 정권과의 유착으로 인한 각종 추문,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대규모 인원 감축 등으로 금융계 후배들의 자존감이 흔들릴 만한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어쩌면 작금의 이러한 상황들은 일본식 잔재가 농후했던 한국금융 역사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맹목적 충성 요구와 조직을 위해서라면 정의가 짓밟혀지는 상황도 묵인해야 했던 그런 비민주적인 조직문화의 마지막을 알리는 청신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울러 지난 9년간 암울했던 시대에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금융권 경영진으로 편입된 세력들이 물러 가고 금융의 새로운 가치와 Paradigm을 지닌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요구되는 변혁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정의로운 사회에서 보수적인 금융권 전역에 새롭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이 새로운 금융정신과 가치관을 지닌 금융인들이다. 지난 9년간의 금융기관 상층부 경영진들이 썩었어도 우린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작금의 개혁시대에 각 조직에 새로운 시대의 기수가 될 이른바 “남겨진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조직인이기 앞서 한 인간으로서 정직한 양심과 상식을 지닌 후배 금융인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거 금융기관의 유능한 은행원의 Protocol은 눈치 빠르고 맹목적 충성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한 모습들을 보고 대다수의 은행원들이 열패감을 느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꾸준한 관련부문 실력쌓기 보다는 줄서기나 관계쌓기에 열중 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라고 생각해 거기에 골몰한 후배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한다. 지금 금융업은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다. 이유는 금융의 ‘재정의’와 ‘직무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종전의 대면 금융방식은 점점 설자리를 잃어 가고 있다. 종전엔 화폐금융론, 재무 및 관리회계 같은 과목 위주로 공부해야 했지만 이제는 IT나 컴퓨터 관련 지식, Fintech 등을 더 중요시 해야 하고 전통적 상업금융 보다는 투자금융,자산 중개 업무 분야가 새로운 신성장 부문이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종전의 전통적 금융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종전의 인사관리 위주의 경영방식을 고집한다면 그길은 바로 죽음의 길이다.

최고 경영자들도 금융 Paradigm의 급격한 변화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 부문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그 금융기관은 장래가 결코 밝을 수 없다. 그리고 한참 커가는 금융권 후배들도 이런 점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업무시간 이외의 시간을 음주와 관계쌓기로 시간을 허비해서는 정말 곤란하다. 새로운 금융시대의 조류를 한사코 거부해서는 더더욱 큰 일이다.

과거 은행에서 30여년간 근무한 후에는 영민했던 은행원들 조차도 평범한 관리자로서의 특징 말고는 별다른 전문성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치열한 입사시험을 치르고 금융권에 들어온 후배들이 후진적인 조직문화에 길들여져 정진을 포기한 채 몸과 마음이 퍼져 버리는 것이 일반적 상황이다.

눈을 해외로 돌려 보자. 미국이나 영국 그리고 일본과 유럽의 유수 은행의 조직문화와 직무관리 체계 등에 대한 공부 없이는 이른바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게 현명한 일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해야 하는 것은 이제 필수적이다. 글로벌 금융시대의 언어인 영어를 더듬거리면 무시 당하기 딱 좋다. 최고 경영자들에겐 더더욱 자유로운 영어 구사가 필수적이다. 중간에 통역을 세우면 일단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금융업계도 제도적으로 MBA 출신 이상의 학력자들을 보유하여야 한다. 기존 은행은 이상하게도 영어 대화가 꽝인 직원들이 인사라인에 많이 포진해 있었던 기억이 있다. 해외 지점의 지점장 및 직원들도 더듬거리는 영어로 현지 금융인들과 거래처의 비웃음을 사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내 금융시장의 포화로 국내에서의 성장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현상유지만 해도 다행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여 진정한 의미의 해외영업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향후 생존과 성장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유창한 영어구사를 할 수 있는 직원들이 더더욱 많아야 한다.나아가 우리 금융권 후배들에게 마지먹으로부탁하고 싶은 것은 상기의 여러 분문에 대한 정진과 아울러 정직한 양심과 인간애,그리고 금융 보국에 대한 책임감 등이다.

우리 사회에 은행원은 많지만 정작 존경 받는 금융인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이제는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거에 많이 가진자,힘 있는 자들만을 위해 금융이 봉사헸기 때문이 아닐까? 불의한 권력과 불의한 돈을 추종했던 종전의 일부 은행원들의 행태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전사회적으로 진정 존경 받는 융인이 될 수 있을까 성찰해 보기를 우리 금융권 후배들에게 거듭 부탁드린다.

(글쓴이 = 라팔모 前 우리은행 런던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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