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사상 척 0.0%... "물가지수로는 마이너스"
소비자물가 사상 척 0.0%... "물가지수로는 마이너스"
  • 주서영 기자
  • 승인 2019.09.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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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연합뉴스)
(사진제공 =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주서영 기자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지금껏 가장 낮은 0.0%를 기록했다. 소수점 자릿수를 늘려보면 -0.038%로 첫 마이너스를 찍었다.

지난해와 달리 양호한 기상여건 덕에 농·축·수산물 가격은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은 사실상 '마이너스 물가' 상황이 2∼3개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기획재정부도 최근 물가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것은 농·축·수산물, 유가 등 공급 측 요인의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연말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돼 0% 중후반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은 3일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통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04.81(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 달(104.85) 대비 0.0% 상승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상승률이다. 종전 최저치는 1999년 2월의 0.2%였다.

옛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은 1965년부터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66년부터 집계됐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다"면서도 "지수 상으로는 마이너스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연속해 1%를 밑돌다가 이번에 0.0%로 주저앉았다.

물가상승률이 이같이 8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0.0%대 물가 상승률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두원 과장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감면, 교육복지 등의 영향으로 물가 흐름이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8월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특히 농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라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고 작년에 폭염 등으로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인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기상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나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1.4% 낮아졌고, 전체 물가를 0.53%포인트 끌어내렸다.

축산물 가격은 2.4%, 수산물은 0.9% 떨어지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7.3% 내렸다.

무 가격이 54.4% 떨어졌고 배추(-42.1%), 수박(-34.3%), 복숭아(-24.4%), 마늘(-20.3%), 돼지고기(-8.4%)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한시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6.6% 하락했다. 이는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 끌어내렸다.

휘발유 가격이 작년 8월에 비해 7.7%, 경유와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각각 4.6%, 12.0% 떨어졌다.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다.

공공서비스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버스·택시 요금 인상 등으로 보합세였고, 개인서비스는 외식 가격의 오름폭이 소폭 줄면서 1.8%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가 3.3% 하락했고 통신과 교통비도 각각 2.2%, 1.9% 떨어졌다. 반면 음식·숙박(1.7%)과 주택·수도·전기·연료(1.2%)는 상승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급 측 요인이 8월 물가상승률을 0.74%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농·축·수산물 -0.59%포인트, 국제유가 -0.15%포인트)으로 작용했고, 유류세 인하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 확대 등 정책요인이 8월 물가상승률을 0.20%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개인서비스 등 기타 품목이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며 8월 물가상승률을 0.92%포인트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공급 측·정책요인을 상쇄하며 결과적으로 0% 물가 수준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13.9% 하락했다. 2008년 10월(-15.6%) 이후 최저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8%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올랐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4%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통계청은 1년 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물가 흐름이 향후 몇개월 간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장은 "기저효과가 당분간 2∼3개월 정도는 더 유지될 것 같다"며 "연말에 기저효과가 해소될 것 같고 다시 원래 물가(상승률) 수준인 0%대 후반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다만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과장은 "소매판매지수, 소비자심리지수 등을 고려하면 소비가 부진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현재는 일시적·정책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이고 아직 디플레이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가격이 하락한 품목이 29개 늘어났는데 대부분이 농축수산물(25→47개)과 석유류(1→5개)에 속한 품목이었다.

디플레이션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의 물가 하락을 뜻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저물가는 디플레이션과 다르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보도참고자료에서 "최근 저물가 흐름은 공급 측 요인과 정책 요인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이러한 특이 요인이 올해 말 완화되면 물가상승률이 보다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물가 상·하방 요인 등 향후 소비자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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