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자연을 향한 끝없는 고민 환경재단 최열
건강한 자연을 향한 끝없는 고민 환경재단 최열
  • 윤희수 기자
  • 승인 2020.03.27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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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셜리더스) 윤희수 기자 = 요즘 화두는 단연 미세먼지다. 국가 관리 항목인 만큼 사회적 관심도 뜨겁다.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도 밀려드는 인터뷰와 자문 요청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요즘 바쁘지 않으세요?” 하는 평범한 인사엔 꽤 정직한 대답이 날아왔다. “40년 동안 해온 일인데 바쁘고, 힘들고 할 게 뭐 있어요?” 환경 문제에 누구보다 앞장서고 맞섰던 그를 만나 미세먼지 재난에 대한 진단, 국가와 국민이 실천해야 할 솔루션에 대해 알아봤다. 

환경 문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환경재단의 최열 이사장은 1세대 환경운동가이자 반평생 환경 고민을 안고 살아온 ‘환경 대부’로 통한다. 역사의 산증인이라 할 정도로 몇 번의 환경 위기를 몸소 겪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열 이사장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강조해왔다. 오래 묵은 고질적 문제이자, 미래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사항이지만 그때와 비교해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 대란으로 인해 최근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적잖이 피해를 받고 있다. 후두염, 기관지염 환자가 늘어났고 우울증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민을 원하는 국민들도 급증했다. 그럼에도 미세먼지의 원인과 해결 방법 등 정확한 데이터를 알 수 없다는 것. 이런 국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최열 이사장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가 미세먼지 센터 추진 위원회의 수장으로 나선 이유다. 

Q. 요즘 미세먼지, 얼마나 심각한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도 대기오염이 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외국 마라톤 선수가 서울 공기가 나빠서 기록이 나오질 않는다고 문제 제기를 해서 공장과 목욕탕까지 가동을 중단했었다. 그때도 무척 심각한 문제였는데 지금도 여전하다. 최근엔 미세먼지만 걱정할 게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면 광학 스모그가 생기는데 그것도 미세먼지 못잖게 해롭다. 결국 국민들은 1년 내내 숨쉬기 힘든 상황이다. 

Q. 대기오염에 대해 여전히 중국을 탓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오히려 우리보다 대한 대안이 잘 갖춰져 있다. 재작년부터 대대적으로 미세먼지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북경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디젤 차량을 없앴다. 심천에 가면 인구가 천만이 넘는데 무려 버스 16,000대가 전기 버스다. 우리나라엔 고작 200대뿐인데 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중국 탓만 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협조를 구해서 국경 없는 푸른 하늘 만들기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지금처럼 중국 탓만 해서는 공조가 가능하겠나. 

Q. 그렇다면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들은 무엇일까? 
미세먼지는 대부분 에너지와 연관돼 있다.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오염물질이 나오는 거다.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없다면 햇빛, 바람, 지열 등 오염물질을 내지 않는 에너지를 늘려야 하는데 우리나라엔 석탄 화력발전소만 약 60여 개다. 강원도, 삼척, 강릉 쪽엔 화력발전소가 생겼다. 이 공장들이 30~40년 가동된다고 했을 때 그 오염물질은 누가 다 흡수하나. 그런 공기로 숨을 쉬는데 사람이 견딜 수 있을까 싶다. 

Q. 앞서 언급됐던 디젤 차량도 오염의 주범 아닌가 
그렇다. 우리나라 전체 승용차의 절반이 디젤이다. 디젤 차량에는 질소산화물이 많이 나오는데 이게 초미세먼지를 유발하고 결국 1급 발암물질이 된다. 하루에 성인들이 마시는 공기량이 1만 리터다. 무게로 따지면 무려 13kg다. 거기에 화학물질, 중금속 등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까지 마신다. 공기가 나빠지면 각종 질병으로 병원을 찾게 되니 국민 소비가 증가한다. 그뿐인가. 세탁을 자주 할 테니 세제를 많이 쓰고 그럼 강이 오염되고 또 오염된 강을 처리할 것이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 

Q. 고질적인 문제다. 쉽게 해결이 가능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환경 운동 초창기엔 서울 구로에 철공소가 있었다. 한쪽은 학교, 한쪽은 고가도로가 있고 그 옆에 철공소가 있었다. 얼마나 소음이 컸냐면 체육시간 학생들의 구령도 안 들릴 정도였다. 공기도 나빠 어린이들이 저런 데서 성장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 실시한 사 대 강 사업도 마찬가지다. 3년 6개월 동안 무려 23조 원을 들였는데 남는 건 ‘녹조 라테’에 ‘큰빗이끼벌레’였다.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정책, 국민을 지키지 못하는 정권이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우리 국민도 나도 처절하게 느꼈다. 

Q. 그럼에도 해결법은 없을까?
이제라도 태양이나 풍력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 1개만 설치해도 1,500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 예전 같지 않아서 요즘엔 가격도 싸고 용량도 커졌다. 아직도 석탄이나 원자력을 으뜸으로 치는 기성세대들이 있는데 그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독일의 경우 2020년까지 17개의 원전을 단기적으로 폐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가 기술이 발달될수록 가격도 떨어지지 않겠나. 영국, 중국은 도심에서 디젤 차량을 차단했다. 우리나라도 이렇게만 한다면 5년 만에 확 달라질 수 있다. 서울 사대문 안에만 디젤 차량 제한을 둬도, 차량 이동이 불가피한 사람들은 오염 물질이 적은 차량을 끌게 될 것이다. 강압적이지만 이렇게라도 바꿔나가야 한다. 

Q. 환경을 위한 개개인의 실천도 중요하겠다
국민들에게 부탁할 것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것이다. 좀 전에 언급한 것처럼 개인 차량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대중교통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국민들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국가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흠이 있지만,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집에서는 난방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겨울엔 춥다고 난방을 과도하게 돌리고 민소매만 입고 다니는 집이 대부분 아닌가. 그 에너지가 어디로 갈지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겨울엔 겨울답게, 여름엔 여름답게 살아야 하지 않겠나. 

Q.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이 있나
올해는 미세먼지 센터 추진 위원회가 만들어져 후속 사업에 대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높아지는데 각계 CEO, 정부 공직자들, 전문가들을 한 분기에 60명씩 모아서 4차 산업혁명 리더십을 개최한다. 4월엔 어린이를 비롯해 대학생 일반 시민, 공직자 등 1,600명과 함께 배를 타고 그린 보트 행사를 진행한다. 5월엔 제15회 ‘서울환경영화제’도 열린다. 올해도 늘 그렇듯 정신없이 환경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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