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진 마천루의 꿈"…부산 초고층 빌딩 '수난시대'
"스러진 마천루의 꿈"…부산 초고층 빌딩 '수난시대'
  • 한지혜 기자
  • 승인 2019.02.0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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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티 비리 얼룩·센텀WBC 허가 취소·롯데타워 사업변경
(사진) = 부산 초고층 빌딩 3총사
(사진) = 부산 초고층 빌딩 3총사

(서울=파이낸셜리더스) 한지혜 기자 = 부산에서 100층을 향하던 마천루의 꿈이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전국에서 초고층 빌딩이 가장 많은 부산에서도 100층을 넘는 진정한 마천루는 지금까지 모두 3곳에서 추진됐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101층짜리 주상복합건물 해운대 엘시티, 센텀시티 내 108층짜리 솔로몬타워 월드비즈니스센터(WBC), 옛 부산시청 터에 들어서는 107층짜리 부산 롯데타워는 부산 초고층 3총사로 불리며 저마다 랜드마크를 꿈꿨다.

이 가운데 엘시티 사업만 유일하게 공사에 들어갔으나 인허가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정황이 드러나 사업시행자가 처벌받는 등 비리로 얼룩졌다. 또 지난해 3월에는 공사현장 55층에서 안전발판이 200m 아래 지상으로 떨어져 근로자 4명이 숨졌고, 지난해 10월에도 태풍 콩레이 내습으로 엘시티 외벽 유리창 1천100장이 파손되면서 공사 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옛 부산시청 터와 인근 바다를 매립한 땅에 들어설 부산 롯데타워는 2009년 롯데 측에서 주거시설 도입을 요구하면서 공사를 사실상 중단한 끝에 10년만인 28일 사업 규모를 축소, 재추진하기로 했다.

당초 107층 마천루에 오피스와 호텔, 콘도, 전망대 등을 배치하기로 했으나 초고층 빌딩 건설 계획 자체를 철회하고 '도심 속 수직정원' 형태의 전망타워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사업비만 2000년대 초반 기준으로 1조5천억원에서 4천500억원으로 줄었고, 층수와 건물 높이도 107층 428m에서 30층 300m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공공성을 살리면서 사업성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원래 계획했던 랜드마크형 건축물에서 전망타워로 사업 규모가 축소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들어설 솔로몬타워 WBC는 현재 건축허가 자체가 취소된 상태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솔로몬그룹이 108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 투자한 우리저축은행이 사업용지를 공매받은 뒤 재공매를 하지 못해 2012년 말 건축허가가 취소됐다.

이후 2014년 말 지역 건설업체인 동원개발이 수의계약으로 해당 용지를 매입했으나 지금까지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동원개발은 "현재 90m 이상의 건축물을 짓기로 한 지구단위계획을 반영해 새로운 개발계획을 잡고 있다"며 "다만 최근의 부동산 경기와 경제 상황을 반영해 이른 시일 내 개발계획을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 건축비는 50층 이하 건축물과 비교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진다"며 "장기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100층 이상 건축물을 차질 없이 짓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활황일 때는 너도나도 100층 건축에 도전하지만,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부분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며 "마천루라는 인간의 욕망과 경제 현실 사이에서 지역경제가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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