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는 안보조치" 일본 편든 미국, WTO 변수 주목
"일본의 수출규제는 안보조치" 일본 편든 미국, WTO 변수 주목
  • 이현제 기자
  • 승인 2020.08.0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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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셜리더스) 이현제 기자 = 우리 정부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것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안보 조치는 WTO 심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취지를 주장한 것이 확인됐다.

3일 WTO 홈페이지에 게재된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 WTO 본부에서 열린 WTO 분쟁해결기구(DSB) 회의에서 미국 측은 "오직 일본만이 자국의 본질적 안보에 필요한 조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장은 한국이 WTO에 제소하거나 WTO가 이 문제를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의미로 사실상 일본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분쟁 당사자가 아닌 미국이 한일 무역 분쟁 관련 패널 설치 후 WTO 공식 회의 석상에서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으로 분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은 한국의 제소에 대해 "70년간 피해온 안보 관련 사안 불개입 방침을 곤경에 빠뜨리고 WTO에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WTO와 같은 국제기구는 안보 문제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WTO의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분쟁 판결도 WTO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안보 예외를 이유로 수입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매겨 EU·캐나다와 분쟁 한 적 있으며, 중국 화웨이를 축출한 적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은 일본 편을 들거나 지지한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국가 안보 관련 무역 분쟁을 WTO가 심리할 수 없다는 국책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WTO의 기존 판례는 미국의 입장과 관계없이 이런 분쟁에 대해 WTO가 심리할 수 있다고 봤다"면서 "한일 수출규제 문제에 미국 측 태도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WTO 분쟁패널이 무역규제가 안보 조치라는 이유로 심리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심리 불가성을 선언한 전례는 아직 없다.

한편 미국의 발언이 앞으로 한일 수출규제 분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일본을 지지한다고 표명하고 한국에 WTO 제소 대신 정책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라고 압박한 것"이라며 "WTO를 통한 대일 압박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회의 석상에서 미국이 특정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한 것은 기존의 움직임을 넘어서 직접 개입하려는 의도"라며 "자국 안보와의 관련성을 주장하면서 한일 간 소송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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