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중심지 "선택과 집중" vs. "시드니 모델로 성공 가능"
금융중심지 "선택과 집중" vs. "시드니 모델로 성공 가능"
  • 강종헌 기자
  • 승인 2019.03.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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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국제금융센터 순위 하락세…"기존 금융중심지부터 살려야"
전주, 국민연금 활용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유치…"기존 금융중심지와 성격 달라"
(사진) =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진) =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서울=파이낸셜리더스) 강종헌 기자 = 제3 금융중심지 조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관련 지역에서도 입장차가 명백하다. 제3 금융중심지 찬성과 반대 배경에는 각각 기존 금융중심지 경쟁력 강화가 더 시급하다와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낙후된 지방에 금융중심지를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전북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 대로 국민연금이 있는 전주에 제3 금융중심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서울과 함께 금융중심지인 부산은 경쟁 지역 등장에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서울·부산 경쟁력 하락세…"지금은 선택과 집중할 때"
제3 금융중심지 반대 논리는 비효율성이다. 서울과 부산 금융중심지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데 또 다른 금융중심지가 세워지면 집적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 자원으로 서울과 부산이 더 많은 금융회사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영국계 컨설팅그룹 지/옌(Z/YEN)이 런던의 금융중심지 '시티 오브 런던'의 의뢰를 받아 매년 두 차례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 순위를 보면 서울은 지난해 9월 기준 33위를 기록했다. 중국 칭다오나 대만 타이베이보다도 낮다.

서울은 2015년 6위까지 올라갔지만 2016년 14위, 2017년 22위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부산 역시 2015년 24위를 기록했지만 2016년 38위, 2017년 70위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9월 44위로 반등했다.

부산상의는 지난해 9월 성명을 내고 "부산금융중심지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시 전북혁신도시를 제3 금융중심지로 지정하려는 것은 물적·인적 자원을 집적해야 하는 금융산업 특성을 외면한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우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은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를 세우려면 외국인들이 살 수 있는 생활환경도 중요하다"며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로 내려갈 때도 이직이 많았는데 외국인들이 전주에 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활용해 해외 자산운용사 유치…"기존 금융중심지와 기능 달라"
호주 시드니 모델을 들어 전주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도 있다. 호주는 발전된 퇴직연금 시스템을 기반으로 거대한 자산운용 시장이 형성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전주가 세계 3위 연기금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활용하면 시드니 모델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수탁자산 1·2위 은행인 미국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SSBT)과 BNY 멜론이 전주에 사무소를 냈다.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낸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제3 금융중심지를 세운다는 것은 효율성에서 문제가 있다"면서도 "국민연금 중심으로 아시아 자산운용사 허브를 만드는 모델로 간다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온기운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북이 세우려는 제3 금융중심지 모델은 기존 금융중심지와 성격이나 기능이 달라 기존 금융중심지 경쟁력을 깎아 먹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가치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책은행 놓고 부산·전북 지역 갈등 예고
제3 금융중심지 선정이 국책은행 유치 경쟁으로 이어지며 지역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국회에서는 해당 지역 의원들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부산이나 전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해뒀다.

김광수 민주평화당 의원은 산은과 수은 본점을 전북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산업은행법·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김해영 민주당 의원 등 부산 지역 의원들은  부산으로 옮기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경쟁 과열에 전문가들은 우려하는 분위기다. 박 원장은 "국책은행 기능을 생각하면 본사가 서울에 있어야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온 교수도 "부산과 전북 모두 국책은행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기능 면에서 실익은 없고 지역 갈등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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