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핀테크산업의 성장을 바라보며
중국 핀테크산업의 성장을 바라보며
  • 전병호 기자
  • 승인 2018.05.31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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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벨리 두뇌 인력 중국으로 컴백 …
‘逆 브레인 드레인’ 현상 세계 10대 핀테크기업 중
中 기업이 5개나 포진 우리나라 100위에도 없어
송두한NH금융연구소장
송두한NH금융연구소장

(서울=파이낸셜리더스) 전병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중국은 IT분야의 전문 인력이 미국 등으로 빠져나가는 브레인 드레인(brain drain ·두뇌유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곤 했다.

중국의 IT기업들에 대한 평가 역시 선진국의 기술을 복재·재생산하는 ‘카피 캣’(copycat) 정도로 폄하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나 최근 미국 실리콘벨리의 두뇌 인력들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는‘逆 브레인 드레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IT기업들이 중국 인터넷 기업의 제품이나 사업모델을 모방하는‘기술 역전’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는 대목이다. 일례로 애플이 아이메시지 챗(iMessage chat)에 결제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는 중국의 핀테크기업인 텐센트의 결제서비스(위챗페이)를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

이처럼 중국은 알게 모르게 핀테크 강국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다. 세계 10대 핀테크기업 중에 중국 기업이 5개나 포진될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경우, 세계 100대 핀테크기업으로 확대해도 이름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으니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이 무색할 따름이다. 글로벌 시가총액 10대기업 현황을 보면 이러한 변화가 더욱 명확해진다.

FANG(Facebook·Amazon·Netflex·Google)으로 불리는 미국의 IT 대기업이 축을 이루는 가운데 중국의 BAT(Baido·Alibaba· Tencent)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는 양상이다. 특히, 몇 년 전만해도 신생 핀테크기업에 불과했던 ‘알리바바’나 ‘텐센트’등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어느 덧 세계 10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 핀테크산업의 경쟁우위 원천은 스마트폰만으로도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한‘모바일 기반 생태계’환경에 있다고 한다. 물론, 중국 정부가 핀테크기업이 자생할 수 있는 규제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개미가 짧은 시간에 공룡으로 진화한 대표적인 사례를 보도록 하자. 중국의 신경제를 대표하는 ‘텐센트’의 경우 모든 산업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인터넷 플러스’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의 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인터넷‘금융·비금융 생태계’를 구축해 세계 1위의 핀테크기업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에 버금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하였다.

중국에서는 신용카드나 현금이 없어도 거의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모바일결제 시장이 보편화되어 있다. 심지어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길거리 노점에서 군밤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중국 핀테크산업의 성장을 불편해 하거나 애써 무시하기 보다는 기회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내 금융산업 역시 유례없는 기술혁신에 노출됨에 따라 핀테크가 주도하는‘경쟁 격화·이익 축소’의 리스크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즉, 모바일 기반의 ‘내손 안의 금융’이 확산되면서 급격한 점포 다운사이징이 진행되고 있다. 숫자로만 보더라도, 시중은행 점포가 2012년 4,720개에서 2017년 9월 3,901개로 줄었으니 매년 100개 이상의 동네은행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핀테크기업, 인터넷전문은행 등 은행의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동종·이종업종간 경쟁을 넘어 이제는 지점 없는 은행과도 경쟁해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들도 모바일뱅크를 출시해 디지털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나 엄밀히 따지면 기존의 서비스를 플랫폼(‘모바일 앱’)에 탑재하는 수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핀테크가 차세대 금융모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과 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은 기술력 독점이나 플랫폼 주도권 경쟁 등과 같은 단선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혁신을 공유하는 오픈플랫폼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금융규제 환경 역시 핀테크산업의 성장을 가늠하는 리스크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금융과 산업간 기술융합을 가로막는 규제 장벽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금산분리 등 전통적 금융산업에 토대를 두고 있는 규제들을 4차 산업혁명의 스펙트럼으로 녹여낼 수 있는 논의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금융규제 혁신 및 제도개선, 민간 부문의 금융혁신 등이 유기적 조합을 통해 금융· 신 산업간 피드백 구조를 만들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금융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변화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한번 경쟁에서 낙오되면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핀테크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변화관리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계로 보면, 국내 금융기관들도 스타트업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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